SBS뉴스

뉴스 > 경제

환율은 치솟고, 기러기 아빠 한숨도 커지고

입력 : 2009.02.20 15:29


원.달러 환율이 다시 1천500원대를 돌파하면서 기러기 아빠들의 시름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불안과 외국인의 증시 이탈, 경상수지 적자 등 대내외 악재들이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천507원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1천5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25일 이후 석달만이다.

시장 주변에서는 지정학적 문제와 외화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율이 1천600원까지 급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자녀들을 외국으로 내보낸 가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계 부담에 한숨이 깊어졌다. 같은 금액의 외화를 송금하려면 원화가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초등학생 자녀와 부인을 중국으로 보낸 기러기 아빠 J(39)씨는 "이제 100일됐는데 그 사이 환율이 20~30%나 올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요즘 환율이 워낙 들쭉날쭉해 학원비 같은 경우 환율이 높으면 좀 기다렸다가 송금하는 식으로 하고 있다"면서 "요즘은 아예 컴퓨터 상단에 환율표를 띄워놓고 매일 보는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부 부모들은 은행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속칭 `환치기' 수법도 동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J씨는 "환율이 높다보니 사기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에서 사업하는 한국사람들을 통해 슬쩍 위안화 직거래를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500만원을 환전하면 대략 30만~40만원 정도 남는 셈"이라고 귀띔했다.

고3 아들을 뉴질랜드로 조기유학 보낸 약사 Y(52.여)씨 역시 "재작년 유학을 시작했을 당시엔 1년 학비가 1천8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천400만원 수준으로 30% 이상 올라버렸다"고 말했다.

Y씨는 "집값도 떨어지고 펀드도 반토막난 탓에 걱정이 크다"면서 "지인 하나는 유학비를 감당못해 집을 팔아서 강북으로 갔는데, 나도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집을 팔아 이사를 가고 말지 아이 인생을 꺾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도 환율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한양대 국제협력실의 신우영 계장은 "최근 자비로 어학연수에 나서는 학생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환학생의 경우 학점이나 영어실력 등 자격요건이 높고 1년간의 준비기간이 필요해 아직 경쟁률에 변동이 없지만 내년에는 학비를 아끼려는 학생들이 몰려 지원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