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약관 개선 명령
겨울철 대표적인 스포츠 하면 '스키'가 떠오르죠. 하지만 워낙 비싼 비용이 부담이죠. 매니아들은 조금이나마 돈을 아끼려고 '시즌권'을 사서 이용하는데요, 이 시즌권 약관이 소비자 중심이 아닌 스키장 중심으로 만들어져 운영돼 오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조치를 받았습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당해온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를 들어볼까요.
<사례1>
인터넷으로 시즌권 구입했다가 얼마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환불을 요구했는데, 스키장은 50%만 환불해 줄 수 있다고 함. 기간이 훨씬 많이 남았는데도 '규정'이라며 막무가내
==> 아래 적시한 스키장들은 일단 개장하면 환불 '불가능'약관을 운영해 왔습니다. 자기들이 정한 사유에만 환불 가능하다고 했는데요. 전치 4주이상 부상, 군입대, 임신, 이민, 유학, 해외출장(비행기 티켓 복사본 제출) 등 입니다. (베어스타운, 양지, 지산, 강촌, 대명, 하이원, 휘닉스, 무주)
이에 대해 공정위는 약관에 '원칙적으로 환불 가능' 조항을 넣도록 했습니다.
또 위의 비상 상황에도 개장 30일 이내는 50% 환불, 개장 45일 이내엔 30%, 개장 60일 이내엔 20% 환불 규정이 돼 있던 스키장들이 있었는데, 앞으론 환불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지산, 강촌, 대명, 휘닉스, 무주, 에덴벨리)
즉 10%는 위약금으로 빼고, 나머지 금액을 날짜별로 정확히 나눠서 남은 날만큼의 돈을 돌려주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사례2>
시즌권 샀다가 집안에 일이 생겨서 친구에게 팔려고 했는데 스키장에선 '시즌권 양도 불가' 약관 내세움. 시즌권에 사진이 찍혀 있어서 임의로 쓰게 하는 것도 불가능
==> 아래 적어놓은 스키장은 자기들이 정한 사유 (환불 사유와 같습니다)를 제외하곤 양도, 양수가 불가능하다고 규정해 왔습니다. 이런 특정 사유에 대해서만 한차례 양도,양수가 가능한데 이 경우에도 별도 수수료 5만 원씩을 받아 왔습니다. (베어스타운, 양지, 지산, 강촌, 대명, 성우, 하이원, 보광, 무주, 에덴벨리)
공정위는 '원칙적으로 양도,양수 가능'하도록 약관을 고치도록 하고, 환불 수수료도 3만 원으로 낮추도록 했습니다. 다만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한 차례만 양도,양수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사례3>
시즌권을 분실하면 재발급 수수료 5만 원, 72시간 경과 뒤 재발급, 이 기간동안엔 시즌권 혜택 못 받음.
==> 기술적으로 72시간이 걸리는 건 이해하기 어렵죠. 아마도 시즌권을 잃어버리지도 않았는데 재발급 받아서 부정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인 것 같긴 한데, 그건 소비자 기준이 아니라 스키장 기준입니다. (양지, 강촌, 대명, 무주)
공정위는 재발급 수수료를 대폭 낮추고, 유예기간도 가급적 '24시간 이후' 정도로 줄이도록 개선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제계의 '검찰' 입니다. 또 경제계의 '법원' 역할도 합니다. 그만큼 힘이 셉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일반 정부부처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공정위의 존립근거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윤택한 삶을 지키는데 있습니다. 모든 활동이 정상적이고 경쟁적인 기업활동과 경제활동으로 국민들이 잘 살도록 한다는 것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시장 질서를 관리, 감독하고 처벌하는 곳입니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데 친구는 별로 없습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부처는 정부부처대로 모두 공정위를 경계합니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인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따뜻한 격려, 제보가 경제검찰, 경제법원인 공정위를 더욱 튼튼히 할 것이란 생각입니다.
일단 스키장들은 공정위 조치대로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 스키장들을 '감시'하고 당당하게 '소비자 주권'을 챙기는 건 우리 국민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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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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