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속에 선택권은 커지고..
아침에 '별다방(스타벅스)' 이나 '콩다방(커피빈)'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일을 시작할 수 없다고 '토로(?)'하는 여성분들이 주변에 참 많습니다.
아직 커피 믹스 시장이 원두 커피 시장보다 서너배나 커서 그런지 경기가 안 좋아도 원두 커피 시장은 점점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새 건물이 들어서면 으례 따라 문을 여는 것이 '원두커피 전문점'들입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직장인들, 마시곤 싶지만 4~5천원을 훌쩍 넘는 그 값에 선뜻 커피점 들어서기가 쉽지 않습니다.
커피값이 식사값과 맞먹죠. 사무실에서 1~2백원짜리 인스턴트 커피 마시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들죠.
그런데 요즘같아선 값 걱정만큼은 조금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업체들이 저가로 원두커피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던킨 : 오리지널 커피 2,200원--->1,900원으로 가격인하
-맥도날드 : '맥카페' 올 1월 시작.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등 2천원대
-롯데리아 : 750개 매장 가운데 60%를 카페형으로 전환
-이랜드그룹 '더 카페' : 아메리카노 1,000원, 카페라떼 2천원
편의점 추격도 매우 거셉니다. 참고로 지난해 편의점의 테이크 아웃 커피 매출은 전년대비 160%나 증가했습니다.
-편의점 GS25 : '카페 칸타타'.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 1,000원
현재 60여개 매장, 올해 100여개로, 내년부터 300여개로 확장계획.
-편의점 바이더웨이 : '테라로사' 12개 브랜드 커피 2,000원선
현재 120여개 매장, 지난해 매출 63%상승
-편의점 세븐일레븐 -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와 합작
에스프레소, 얼그레이홍차 판매
-편의점 훼미리마트 : 아메리카노 등 9개 품목, 1,200원선
지난해 5월부터 원두커피 판매, 현재 220여개 점포
올해 500점포 추가운영 계획
우리 나라 원두커피 시장 현황을 살펴볼까요.
2001년 36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2005년 299억원 규모로 조금씩 축소돼 왔습니다.
그러다 2006년 312억원으로 상승을 시작해 2006년 312억원, 2007년 340억원 규모로 계속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국내 커피원두 수입은 10만 2천톤으로 사상 처음으로 10만톤을 넘었다고 합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 외식업체와 편의점에선 '원두 커피'가 효자노릇을 아주 잘 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피가 워낙 마진폭이 큰데다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인지 커피를 찾는 손길은 꾸준히 늘기 때문이죠.
이러다보니 기존 고가 커피들도 생존을 위한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고급 프리미엄 커피를 지향해 온 스타벅스가 콧대를 낮췄습니다.
미국 스타벅스는 올 3월, 인스턴트 커피 상품을 내놓기로 했습니다.
1봉지에 1달러도 안된다고 합니다.
커피빈은 '차' 종류를 강화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입니다.
저렴한 '차'를 매장에서 직접 판매한다고 합니다.
가격과 품질을 내세워 고객의 손길만 확보하면 그만큼 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업체들의 전략...나쁘진 않습니다.
반면 그동안 얼마나 큰 폭리를 취했나 생각하면 기분이 썩 좋진 않죠.
아무튼, 커피 업계는 불황 타개를 위해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경쟁 속에 나타나는 이런 커피의 '가격 거품 걷기' 현상이 소비자들에겐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불경기 속 다른 식음료에도 '거품 빼기'가 확산돼 가계 경제 부담이 조금이라도 덜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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