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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은 '논란'이라는 단어의 뜻을 '여럿이 서로 다른 주장을 내며 다투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논란은 시비가 분명히 가려지지 않을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나 언론은 요즘 논란이라는 말을 남용하고 있습니다. SBS 뉴스에서도 이런 경우를 자주 봅니다. 지난 5일 SBS 8시뉴스는 "4대강 살리기 운동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이 사실을 과장 왜곡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정부가 만든 홍보용 동영상의 과장 왜곡 사례로 지난 달 20일부터 국토해양부 공식 블로그에 오른 동영상을 들었습니다. "낙동강 영산강 하류가 5급수", "4대강 유역에 자연습지는 없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었습니다. 뉴스는 홍보 동영상과는 달리 환경부가 그 이전에 공개한 자료에는 낙동강 수질은 2등급, 영산강이 4등급으로 나오고, 습지보전 람사르 협약에도 강은 그 자체가 습지라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홍보 동영상을 비판했습니다. 4대강 유역개발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해 정부가 새로 만든 동영상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한 기사였습니다. 이것은 시비가 분명하고, 정부 스스로도 문제를 시인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뉴스를 "논란이 일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 것은 논란이라는 말의 전형적인 남용 사례에 속합니다. 그냥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면 될 일입니다.
SBS 뉴스는 지난 8일 "내일 열릴 인사 청문회에서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놓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원래 청문회는 논란의 자리가 아니라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면 이에 대해 후보자가 답변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이날 뉴스가 도덕성과 관련한 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여당이 "무분별한 흠집 내기"라고 맞받았다면서 야당의 문제 제기와 여당의 후보 편들기를 맞세운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보도가 바로 청문회를 논란의 장으로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9일 뉴스는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현 후보자가 통일부 폐지를 주장했다"는 야당의 주장과 "통일부 폐지를 주장한 적이 없다"는 그의 답변을 맞세웠습니다. 지난 해 초 통일부 폐지 문제가 논의되었을 때 대통령직 인수 위원이었던 그가 어떤 태도를 취했나 하는 것은 기자가 보충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신문 보도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월 16일 대통령직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통일부 폐지에 찬성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논란이라는 표현은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문제의 초점을 흐리게 만들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언론은 논란이라는 표현을 줄이면서 시비를 가리기 위한 노력을 기우려야 합니다. 제기된 문제의 초점이 무엇인가를 가려내는 것이 뉴스의 일차적인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일 SBS 뉴스는 다윈 탄생 200년을 앞두고 진화론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면서 현대인을 괴롭히는 여러 질병들도 진화론에 입각해서 설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뉴스의 내용 중에는 진화론에 입각해서 질병을 설명한 대목이 없었습니다. 뉴스는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례로, 식량을 구하기 위해 매일 33킬로미터를 걸어야 했던 수만 년 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던 지방의 체내 축적을 유도하던 유전자는 운동량이 줄어든 지금 비만 유전자가 되고 말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 설명을 뒤집어 보면 운동량이 적어 지방의 체내 축적이 비만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지방축적을 유도하는 유전자는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유전자가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유전자가 거의 진화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설명입니다.
지난 5일 SBS 뉴스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240만 재외 국민들이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됨으로써 "선거구도에 격변이 예상된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을 해야 합니다. 우선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된 240만 명의 비중이 어떤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총 유권자 수를 3,700만 명으로 보면 240만 명은 0.65%입니다. 이들이 똘똘 뭉쳐 한 후보를 지지한다면 선거구도가 격변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상황을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8일 SBS 뉴스는 일본 기업들이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하기 위해 매우 현실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을 소개했습니다. 노동시간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는 일자리 나누기로 인해 직원들의 임금이 크게 줄어들자 회사가 직원들에게 부업을 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자리 나누기 논의는 요즘 우리사회에서도 유행어처럼 번져가고 있습니다. SBS 뉴스가 지난 9일부터 시작한 실업대책 시리즈의 주제도 일자리 나누기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일자리 나누기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총론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각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일자리를 나눈다는 것은 안정된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양보와 희생을 전제로 합니다. 이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한 방법으로 일본 기업들이 선택한 것이 기업에 대한 전통적인 충성을 줄이고 부업을 가지라는 권고입니다.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이제는 구체적인 대책에 집중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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