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하늘나라에서 노래 실컷 부르며 영원히 행복하길 바란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살해된 여대생 연모(당시 20세) 씨의 아버지가 딸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명복을 비는 글을 올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아버지는 딸의 시신이 발견된 지 일주일만인 지난 5일 딸의 인터넷 미니홈피 방명록에 "살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너를 지켜주지 못해 한이 된다"는 글을 올렸다.
연 씨는 딸과 이야기를 나누듯 "하느님이 너무 사랑하셔서 너를 그렇게 처참하게 데려가신 걸까"라고 물으며 "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다 안다. 이제 이승에서 못다한 너의 꿈, 억울함, 가족의 한까지 모두 거둬 가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전공이 성악인 딸의 가톨릭 세례명을 부르며 "루시아, 하늘나라에서 부르고 싶었던 노래도 많이 부르고 우리 가족이 못해 준 것들을 다 누리며 영원히 행복하길 바란다. 사랑한다"는 마지막 인사로 애끊는 부정(父情)을 전했다.
그는 딸을 찾아 헤매던 지난 2년간 방명록에 딸의 안부를 걱정하는 글을 올려 준 주위 사람들에게 "아이가 생각날 때마다 이곳에 와서 울고, 올려주신 글을 읽으며 죽을 힘을 다해 고통을 견뎠다"며 "그동안 저희 아이를 위해 글을 올려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인사를 잊지 않았다.
연 씨는 "하느님이 우리 아이의 죽음을 통해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고 생각하기에 재산가압류 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고 "다만 우리나라에서 더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기도한다"고도 했다.
아직 중국에서 유족이 오지 않은 김모(37.여) 씨를 제외한 다른 다섯 희생자의 유가족은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위해 지난 4일 법원에 강의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으나 연 씨 유족만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연 씨의 딸은 2007년 1월 7일 성당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섰다가 강에게 납치된 뒤 살해돼 지난달 30일 수원시 황구지천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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