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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아 너 떨고 있니?

강선우

입력 : 2009.02.10 10:11

은행 신용등급 하락의 숨은 얘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신용평가기관 3곳 가운데 한 곳인 무디스가 우리 은행 8곳에 대해 신용등급(정확히 말해 '장기외화부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미 지난달 15일 재조정 계획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가 있어 정부 고위 관료가 미국으로 비행기 타고 날라가 항의 또는 읍소를 했지만 예정대로 발표됐습니다.

하나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국민은행, 산업은행,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이렇게 8곳인데 모두 내노라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은행입니다. 

발표 때문에 은행주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데요. 가뜩이나 은행의 건전성, 은행의 부실 문제 등으로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불안감이 적지 않은데요. 이번 하향 조정의 내막을 조금만 살펴보면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무디스를 방문했던 금융위원회 고위 관료의 설명입니다.

지금까지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은 그 나라의 신용등급 보다 오히려 높은 편이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이 A2였는데 개별은행들은 이보다 높은 Aa3 또는 A1 등이었죠. 그런데 무디스 외에 나머지 두곳의 평가기관(S&P, 피치)에서는 국가신용등급보다 은행 등급이 높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국가가 불안한데 은행만 믿을수 있다고 하다면 조금 납득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국제시장에서 무디스의 은행평가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두루 두루 제기됐고 일부에선 웃음거리까지 됐다고 합니다.

이에따라 무디스는 언젠가 한번 수술을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온 것이죠. 아무일 없는데 갑자기 하향 조정을 해버리면 은행들의 항의가 빗발칠테니 기회를 보고 있다가 최근의 금융위기 상황에서 하향조정 해버리면 반박을 하기 어렵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게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은행들에 대한 평가 역시 잇따라 하향 조정을 했다하니 무디스가 작심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정부 당국자들은 국민을 안심을 시키기 위해 가급적 좋은 측면만을 부각시키는 재주가 뛰어난 만큼 이 설명에 대해서도 곱씹어 봐야 하겠지만 일단 제가 들은 바로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다만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구하기가 또 다시 어려워 제2의 위기설이 계속 흘러 나오고 있고 은행의 자본확충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은행의 건전성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편집자주] SBS 보도국의 '마당발' 강선우 기자는 1994년 공채로 입사한 이후 주로 경제분야 취재 현장에서 발군의 취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폭넓은 인맥과 '두주불사'의 넉넉함으로 선.후배 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은 강 기자는 현재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을 출입하며 금융팀 1진 기자로 활약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