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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불놀이 조심…'아차'하면 배상해야

입력 : 2009.02.08 12:06

실화·판매·관리자에 책임…피해자도 주의의무


정월 대보름(9일)에는 쥐불을 놓거나 불꽃놀이 등 폭죽을 이용한 행사가 자주 열려 자칫 방심하면 안전사고나 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법원은 폭죽이나 쥐불로 인한 사고에 대해 행위를 한 직접 당사자뿐만 아니라 관련자에게도 모두 책임을 묻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8일 각급 법원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서 농사를 짓던 이모 씨는 2005년 3월 초 자신이 경작하던 논에서 볏짚과 잡초 등을 태우려고 쥐불을 놓았다.

그런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근처에 있던 권모 씨의 그릇 가게와 윤모 씨의 식품 가게에 불이 번져 건물과 집기를 태우는 재산 피해를 냈다.

권씨 등은 이씨에게 화재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합계 6억3천여 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고 법원은 이씨의 실화 책임을 인정하면서 권씨 등에게도 피해를 줄이려고 노력하지 않을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이씨가 건조한 날씨에 잡초를 태우면서 검불과 볏짚을 한곳에 모아놓았을 뿐 불이 옮아붙지 않도록 충분한 대비를 하지 않았다"며 "화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씨가 매년 쥐불을 놓은 논 위에 권씨가 플라스틱 물품 등을 무단으로 야적하는 등 불이 날 경우 가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했다"며 권씨와 윤씨에 대한 이씨의 책임을 각각 55%와 6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전주에 사는 정모 씨는 2006년 추석을 10여 일 앞두고 집 근처 생활용품점에서 불꽃놀이 용품을 구입, 가족과 함께 야외로 나가 폭죽놀이를 했다.

폭죽은 불을 붙여 바닥에 놓으면 공중으로 날아가 터지게 돼 있었고 정씨는 이를 일렬로 세워놓고 점화한 뒤 5m가량 떨어져 지켜봤다.

놀이 도중 3번째 폭죽이 터지지 않자 불발이라고 생각한 정씨는 4번째 폭죽에 불을 붙이러 갔는데 이때 폭죽이 터져 그 파편에 눈을 맞고 시력 장애를 겪게 됐다.

문제의 폭죽이 2000년 1월에 만들어진 것이었고 유효기간이 2년이라는 점을 알게 된 정씨는 판매자 신모 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전주지법은 "신씨는 유효기간이 넘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폭죽이 판매되지 않게 할 의무가 있다"며 책임을 30% 인정해 2천6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폭죽 사용자 외에도 관리 감독자의 책임을 함께 묻는다.

부산지법은 2006년 미술학원에 다니는 고교생 정모 군이 학원 주최 수련회에서 불꽃놀이를 하다 실수로 같은 학원생 박모 군에게 폭죽이 발사되게 해 눈을 다치게 한 사건에 대해 정군뿐만 아니라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학원 측에도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인 폭죽을 사용하면서 안전수칙을 설명하지 않았고 폭죽 관리를 소홀히 해 학원생이 개별적으로 폭죽을 사용하기도 했다"며 "학원 측은 정군과 연대해 박군과 그 부모에게 6천9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법원은 이 밖에 화재 방지 설비가 취약한 건물 내에서 안전수칙을 어겨 폭죽을 점화하다 불이 나면 폭죽 사용자와 시설 소유자가 책임을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고법은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공연 중 폭죽을 사용하다 불이 난 사건과 관련해 동부화재가 공연업체 A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공연자가 벽과의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지만, 벽면이 스펀지 등 가연성 소재로 돼 있어 손해가 더 커졌다"며 공연사 측의 책임을 40%로 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