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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북한 미사용연료봉 구매에 '신중'

입력 : 2009.02.05 10:42

북한, 국제시세 크게 상회한 가격 제시한듯


정부가 북한 핵시설 불능화의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는 미사용연료봉 구매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북한 영변의 관련시설에 대한 실사결과 남측에서도 가공을 거쳐 이 연료봉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지만 북측이 국제 천연우라늄시세를 크게 상회하는 천문학적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미사용연료봉은 북한이 핵무기의 재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우리 정부는 이를 직접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지난달 15~19일 현지에 실사단을 파견했었다.

외교 소식통은 5일 "북한이 실사단 방북기간 미사용연료봉의 가격을 제시했다"면서 "하지만 실사단은 가격협상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연료봉의 상태 등을 보러 간 것이기 때문에 가격과 관련한 협의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제시한 가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우라늄을 연료봉으로 가공한 비용까지 미사용연료봉 가격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측은 북한의 미사용연료봉을 남측의 원자력발전소 원료 등으로 재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잖은 비용을 들여 연료봉을 다시 우라늄으로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만 따진다면 국제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용연료봉은 1만4천800여개로, 5MW 원자로용 2천400여개, 50MW 원자로용 1만2천400여개다.

이는 우라늄으로는 101.9t에 해당되며 현 국제시세로 1천100만 달러 안팎이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미사용연료봉 가격에 대한 입장은 물론 아직까지 구매를 추진할지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검증의정서 채택이 미뤄지면서 언제 비핵화 2단계(핵시설 불능화 및 대북 중유 100만t 지원)가 마무리될지 모르는 데다 미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검토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북한이 연일 우리 정부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도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데 감안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