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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모임 주선자 "강호순은 말끔한 신사"

입력 : 2009.02.04 17:19


"밝은 회색 양복에 줄무늬 와이셔츠를 받쳐 입고 얼굴도 잘 생긴 영락없는 신사였어요."

연쇄살인범 강호순(38)이 7차 범행 직후인 지난해 12월 생활정보지에 실린 '독신들의 모임' 광고를 통해 만난 김모(47.여) 씨를 감금한 사실이 새로 드러난 가운데 당시 이 모임을 주선했던 A 씨는 강을 이렇게 기억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7시 안양시 인덕원의 한 호프집에서 열린 이 모임에 강이 처음 나왔다고 했다.

선한 눈매에 단정한 머리, 말끔한 양복을 차려 입고 고급 승용차까지 타고 와 누가 봐도 성공한 사업가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강이 처음 들어올 때 호프집 앞 대로변에 차를 세워도 되냐고 물어 차를 본 기억이 남아있다.

모임에 처음 나오는 신규 회원들에겐 소개 자리에서 회원명부에 개인신상을 적도록 하는데 강은 주민번호 앞 여섯 자리와 휴대전화 번호를 적었고 이름을 '강호'로만 남겼다.

A 씨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는 남녀회원 30여명이 참석하고 남자가 여자보다 한두명 많았는데 강을 포함해 6~7명이 처음 나온 사람이었다.

자기소개 시간에 참석자 대부분이 직업과 거주지, 자녀수, 언제 사별 또는 이혼했는지, 혼자 사는지 등을 밝혔지만 강은 '부동산 한다', '이름은 강호'(강은 평소 강호축산 대표 강호, 강호양봉 대표 강호순 등 2개의 명함을 사용), '수원에 산다'는 정도만 말했다.

모임에 나온 회원들이 맥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자기소개를 하며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는데도 강은 말수가 적었고 얌전했다고 A 씨는 전했다.

1차 자리가 끝나고 참석자들은 걸어서 인근 나이트클럽으로 자리를 옮겼다.

A 씨는 강이 클럽에서 2시간여 동안 시간을 보내고 오후 11시 30분께 피해 여성인 김 씨, 김 씨와 집 방향이 같다는 다른 여성회원 1명과 함께 클럽을 나갔다고 했다.

모임 관례상 먼저 가는 사람은 주선자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기 때문에 주선자인 A씨는 이를 잘 기억하고 있다.

이후 강과 차를 함께 타고 갔던 이 여성들의 행적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를 통해 알려진 그대로'라고 피해 여성인 김 씨에게 들었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3일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강이 7차 범행 직후인 지난해 12월 31일 군포지역 생활정보지 '독신들의 모임'을 통해 만난 여성에게 성관계를 요구하고 거부하자 김 씨를 6시간 동안 감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독신들의 모임' 주선자 A 씨는 "30~50대 독신들이 만나는 사교 공간인데 이번 사건으로 여성 회원들이 모임에 나오길 꺼린다"며 "우리 같은 동호회 모임이 마치 범죄의 온상으로 비쳐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군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