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박수근 화백의 가짜 그림을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고서연구회 고문 김용수 씨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최병률 판사는 3일 김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위작으로 인정된 그림을 몰수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지닌 그림의 형태나 윤곽선 등이 진본으로 알려진 그림과 유사한 점이 있고 목판이나 엽서, 책 등의 재료나 재질이 옛날 것으로 돼 있는 등 박수근 화백의 그림으로 볼 여지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림의 크기나 위치를 베낀 듯 일치하는 것이 상당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 감정까지는 하지는 않았지만, 물감이 이중섭·박수근 화백이 살아 있을 당시에는 사용하지 않던 것으로 추정되고 무명화가의 작품이 좋아 보여 샀다는 김씨의 진술도 당시 그 그림에 집 한 채 가격을 지불했다는 점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며 "압수한 물건이 위작에 가깝다"고 판시했다.
다만 "그림이 위작일지라도 김 씨가 이를 직접 위조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재질이 오래돼 진품 못지않은 형태를 갖추고 있어 진품임을 확신했을 가능성도 있는 점, 고령이고 그간 별다른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2005년 2월 가짜로 판명된 이중섭 화백의 그림 '물고기와 아이'를 2005년 2월 미술품 전문 경매회사를 통해 경매 입찰이 아닌 방식으로 판매하는 등 위작 5점을 팔아 9억1천900만 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 등으로 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