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청와대 회동서 "좋을때나 어려울때나 다함께"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들간 2일 청와대 오찬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갈등의 뇌관이 산재한 2월 임시국회 개회일에 개최돼 '무거운 오찬'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이날 공교롭게 57번째 생일을 맞은 박근혜 전 대표의 생일상이 차려지면서 부드러운 오찬이 됐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의 각별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주요 외빈 등을 접견할 때 사용되는 청와대 상춘재에 오찬장이 마련됐고, 이 대통령이 직접 박 전 대표의 생일케이크를 챙기기도 했다.
오찬 10여분전 상춘재 옆 환담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다른 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 박 전 대표와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눈 뒤 "마치 날짜를 맞춘 것 같다"며 생일을 거론했고, 박 전 대표는 웃으면서 "그렇게 됐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의 첫 인사말도 박 전 대표에 대한 축하인사로 장식됐다. 이 대통령은 "오늘 박 전 대표 생신이라고 들었는데 아주 잘됐다"며 "좋은 날 모두 오셨다. 생일 케이크는 없느냐"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이어 12시 정각 상춘재로 자리를 옮긴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생일축하로 오찬을 시작했다.
박 전 대표로서는 지난 1979년 27번째 생일 이후 30년만에 청와대에서 받는 생일상인 셈이다.
이 대통령의 제안으로 참석자들은 "사랑하는 박근혜의 생일 축하합니다"는 생일축하 노래로 박 전 대표를 축하했고,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 박희태 대표, 이윤성 국회부의장 등과 생일케이크를 잘랐다.
이 대통령은 "내 생일 때는 이런 것도 안해주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생일케이크에 꽂힌 초 2개를 놓고 "20세처럼 젊게 사시라는 취지"라는 비서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는 "200세라는 뜻이죠"라고, 이 대통령은 "아니, 200세까지 사시라는 얘기"라고 각각의 해석을 내놓아 참석자들은 또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생일축하에 앞장서자 일각에서는 한나라당내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냉기류에 서서히 해빙기류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도 화합에 방점이 찍혀있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사정이 어려우니까 당 생각이 난다"면서 "우리 당이 '숫자가 많고 화합은 안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게(화합) 됐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 1년 정신없이 지났다"면서 "어려우니까 (당 생각이) 더욱 간절한 것 같은데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다함께 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경험있는 중진의원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 대목에서 박희태 대표는 "당이 잘 하면 후사한다니 열심히 하자"고 말해 웃음이 터져나왔다.
또한 박희태 대표가 이달곤 의원의 행정안전부 장관 내정 사실을 거론하며 "이 의원을 입각시켜 감사드린다"고 하자, 이 대통령이 "박 대표의 명에 따른 것"이라고 농담섞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환담장에 입장하기 전 먼저 도착한 의원들도 박 전 대표에게 "생신 축하한다"며 인사를 건넸고,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농담조로 "왜 이리 분위기가 엄숙하냐"며 분위기 조성을 주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오찬이 끝날 무렵 "대통령이 직접 생일을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에게 인사했다.
이날 오찬에는 해외출장중인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경재 의원을 제외한 23명의 당 인사가 참석했으며, 청와대에선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윤진식 경제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김해수 정무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오찬장 좌석은 이 대통령의 오른쪽에 박희태 대표, 왼쪽에 박 전 대표가 자리를 잡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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