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 수원 실종 피해자 김모 씨 발인
"엄마…엄마…다 잊고 편히 가세요."
경기 서남부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인 김모(당시 48.여) 씨의 발인이 2일 오전 안산 상록구 세화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이 모인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이날 새벽 빈소에 모인 30여명의 유족들은 영정 앞에서 묵념하며 고인이 편안하게 마지막 길에 오르기를 빌었다.
김 씨의 아들은 탈진한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인의 영정만을 물끄러미 바라봤으며 만삭의 딸은 친척에게 기대 가까스로 몸을 가누며 가냘픈 목소리로 "엄마…엄마…"만을 되풀이했다.
김 씨의 시신은 새벽 어스름 속에 아들 친구들의 손에 운구됐으며 유족들은 마치 '이 모든 광경이 꿈이 아닐까'라는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특히 김 씨의 남편은 아내의 마지막을 보면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듯 입술을 꼭 다문 채 바닥만 응시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김 씨의 시신은 운구차에 옮겨져 수원 연화장으로 떠났으며 유족과 친지들도 버스에 올라타 뒤를 따랐다.
친척의 손을 꼭 붙잡고 뒤를 따른 딸은 끝내 장례식장을 떠나며 입을 손으로 가린 채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9일 귀가 중 수원시 당수동 버스정류장에서 실종된 뒤 지난 30일 연쇄살인범 강호순에 의해 피살된 시신으로 발굴됐다.
한편 이날 수원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경기 서남부 연쇄살인사건 5번째 피해자 연모(당시 21.여)씨의 빈소는 문을 꼭 닫은 채 일부 유족들이 조문객을 제외한 다른 이들의 출입을 막았다.
연씨의 작은아버지는 "경찰이나 언론이 강호순의 말만 믿고 피해자들이 차에 순순히 탄 것처럼 얘기해 속이 터진다"며 "우리 조카는 다른 남자와 말도 잘 못 나눌 정도로 조용한 성격이라 위협이 있지 않고서는 모르는 사람의 차에 탔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들은 피해 여성들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며 "사람을 무참히 살해한 강호순의 말은 믿으면서 유족의 말은 듣지 않는 경찰과 언론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빈소를 찾은 한 조문객은 "연씨 부모님이 딸을 잃은 슬픔으로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있다"며 "그나마 종교의 힘으로 가까스로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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