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스케이트 연맹, 위어 출전 요청 '거부'
미국의 '꽃미남' 피겨 스케이터 조니 위어(24·세계랭킹4위)가 세계선수권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막을 내린 2009 미국 선수권대회에서 5위에 그친 조니 위어는 미국 스케이트연맹 국제위원회(U.S. Figure Skating's international committee)에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간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미국 일간지 시카고트리뷴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조니 위어는 연맹에 "에반 라이사첵과 제레미 애보트 외에는 과거 자신의 성적이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선수권 3승을 거둔 바 있는 그는 지난해 2007-08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메달(동)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스케이트 연맹의 입장은 단호했다. 연맹은 지난주 미국 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브랜든 므로즈(18·세계랭킹14위)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했다.
조니 위어는 이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지난달 14일 막을 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 직후 일주일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해 김연아의 자선 아이스 쇼에 참가했다. 당시 그는 몸살을 앓고 있었지만 빙판 위에 섰다.
아이스 쇼 이후 20여일 만에 조니 위어는 국내선수권 대회에 참가하는 강행군으로 결국 올시즌 최악의 성적을 받았다. 그는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을 준비하는 중 가장 최악의 컨디션을 느낄 때였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응은 차가웠다. 운동 선수들에게 컨디션 조절은 '하기 나름'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지금의 자신과 과거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의 일화가 비교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마이클 조던은 1997년 NBA 결승전에서 최악의 컨디션에도 44분 동안 코트를 누비벼 38점을 올린 바 있다. 위어는 "변명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조던은 팀원들과 함께 했지만 나는 빙판 위에 홀로 선다"며 "조던과 나를 같은 배경에서 비교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심경을 전했다.
조니 위어는 올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 대회에서 모두 세 개의 메달(은 2, 동1)을 거머쥐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그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한 해 앞두고 펼쳐지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해 땀을 흘려왔다.
하지만 한 번 바닥에 떨어진 컨디션은 좀처럼 끌어올리기 힘들었다. 조니 위어는 지난주 미국 선수권대회 시니어 남자 싱글 경기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합계점수 203.99(쇼트 70.76, 프리 145.51)를 받아 5위에 그쳤다. 이 결과로 그는 오는 2월과 3월 펼쳐지는 사대륙대회(캐나다 밴쿠버,2.2-8)와 세계선수권대회(미국 LA,3.22-29)의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올시즌 미국 시니어 남자 대표팀에 주어진 사대륙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의 출전 티켓은 각각 세 장씩이다. 티켓의 주인공들은 미국선수권에서 1,2,3위를 차지한 제레미 애보트(세계랭킹8위), 브랜든 므로즈, 에반 라이사첵(세계랭킹6위)으로 결정됐다. 조니 위어는 출전 자격을 얻은 세 명의 선수이 기권할 시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시니어 여자 싱글 부문에서는 1, 2위를 차지한 알리샤 시즈니(21·세계랭킹22위)와 레이첼 플랫(16·세계랭킹15위)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SBSi 인터넷뉴스 박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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