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살해범 부인 사망으로 거액 보험 수혜
군포 여대생 납치살해범 강호순(38) 씨의 네번째 부인과 장모가 숨진 화재는 실화인가, 방화인가.
강 씨와 숨진 부인의 혼인 신고는 화재 발생 불과 5일 전 이뤄졌고 화재 직전 가입한 부인의 보험으로 강 씨는 거액의 보험금 수혜자가 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8일 3년여 전 발생한 강 씨 장모 집 화재가 보험금을 노린 방화 의혹이 있어 화재 원인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 2008년 10월 30일 오전 2시 30분께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다세대주택 반지하 강 씨 장모(당시 60세) 집에서 발생, 안방에 있던 장모와 강 씨의 네번째 부인(당시 29세)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작은 방에 있던 강 씨와 아들(당시 12세)은 창을 뜯고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불이 거실의 안방 문쪽에서 발생해 가로 3m 세로 5m 크기의 거실 비닐장판과 이불, 옷가지 등을 태우며 유독가스가 발생, 장모와 부인은 안방 창가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탈출한 강 씨 아들도 연기를 마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소방관은 그러나 "당시 안방 문 앞에는 접이식 밥상과 밥상 위에 놓인 모기향이 있었을 뿐 별다른 발화물질은 없었다"며 "왜 안방 앞에서 화재가 발생했는지 당시에도 의심스러웠다"고 기억했다.
이 소방관은 또 "강 씨는 '작은방에서 자다가 아들과 함께 알루미늄 섀시 방범창을 발로 차 이탈시킨 뒤 탈출했다'고 했는데 반지하 건물 특성상 작은방 창문과 안방 창문은 바로 붙어 있는데 장모와 부인을 왜 구하려 하지 않았는지도 의아했다"고 말했다.
경찰도 당시 화재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화재 피해자 유족들도 탈출한 강 씨가 안에 있는 장모와 부인을 구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화재 신고도 하지 않는 등 미심쩍은 점이 많다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요청했었다.
수사에서는 화재 발생 1∼2주 전에 2개, 그보다 전인 1∼2년 전에 2개 등 모두 4개, 보험가액 4억3천만원의 보험이 부인 명의로 가입돼 있고 2002년부터 동거했던 두 사람의 혼인 신고는 화재 발생 불과 5일 전에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보험금을 노린 방화에 가능성을 두고 이후 6개월 동안 내사를 벌였으나 범죄를 입증할만한 별다른 증거를 찾지 못해 내사종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장모 집 화재 현장에 대한 감식에서 '화인 불명'이라는 감식 결과를 통보했다.
당시 강 씨는 경찰에서 "그날 장모 집에는 그냥 삼겹살을 구워 먹으러 갔다. 보험은 부인과 같이 가서 가입했다. 부인이 혼인 신고를 늦게 하자고 해 미루다 그 때 하게 됐다"는 등의 진술만 했다.
강 씨는 당시 경찰이 요구하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앞서 10여 년 전 자신의 덤프트럭과 자신이 운영하던 점포가 불이 나 각각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탄 경험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다각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결정적 증거가 없어 내사를 마쳤지만 강 씨가 화재로 수천만원대의 보험금을 탄 전력이 있고 여대생 A씨를 살해한 잔혹하고 치밀한 범행수법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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