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88세의 할머니가 이 나라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멕시코국립자치대학(UNAM)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고 일간 레포르마가 24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콘셉시온 토레스 할머니. 23일 UNAM에서 박사학위 과정의 마지막 관문인 1시간에 걸친 면접심사를 끝내고 최종합격판정을 받았다. 논문 제목은 자신의 거의 50년에 이르는 생물교사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고등학교 과정에서 생물학 교육론'.
토레스 할머니는 면접심사에서 "생물교육은 단순히 동식물에 대한 교육이 아니라 생명 존중의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이라며 당국이 생물 교육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토레스 할머니는 지난 1989년부터 박사과정을 시작했으나 건강 악화로 1991년에 과정을 중단했다가 불굴의 의지로 2년 전부터 다시 학업을 계속해 햇수로 10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2년 전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하고 박사학위를 끝내겠다고 밝혔을 때 아들 라파엘은 "이 연세에 공부를 계속하시는 것보다는 노후를 즐기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렸으나 토레스 할머니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토레스 할머니는 "아주 젊은 시절에 인생의 전체 계획을 세웠다. 내 인생의 사이클을 끝내고 싶었다. 병을 앓기도 했으나 박사학위를 받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만큼 중도에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며 감회에 젖기도 했다.
외동딸로 태어나 엔지니어였던 부친의 사랑을 받으면 성장한 토레스 할머니는 26세부터 교편을 잡기 시작해 74세에 퇴직했다. 4년 전에 남편과 사별했다는 할머니는 3명의 자녀 그리고 15명의 손자 및 증손자가 학업을 계속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좋은 의미에서 집요함과 광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토레스 박사의 후배들에게 주는 교훈이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