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망루 생활…"용산 망루 10배 이상 시위도구 확보"
경찰 진압과정에서 발생한 망루 화재로 6명의 사망자를 낸 용산 재개발지구 참사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망루 농성 1년이 넘은 철거현장이 있어 주목되고 있다.
22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어정가구단지의 철거대상 건물인 2층짜리 가구점 옥상에 설치된 철제 망루 농성현장.
40-50대의 어정가구단지 세입자 11명(남 7명, 여 4명)이 생활하는 이곳은 용산 철거민 망루(높이 4m)보다 큰 가로 6m, 세로 6m, 높이 14m 규모다.
망루 옆에는 원두막 형태로 지어진 높이 5m 가량의 초소도 서 있다.
또 옥상 난간에는 '접근금지'라는 플래카드를 붙이고 깡통을 단 방진막을 둘러 쳐 외부 침입에 대비하는 등 요새화됐다.
세입자 11명은 어정가구단지 도시개발사업 실시고시 다음날인 2007년 12월 19일부터 망루를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어정가구단지 개발사업 시행자인 중동(동진원)도시개발사업조합은 3.3㎡당 20만-30만원의 보상금을 제시해 세입자 200여명은 합의했지만, 망루 농성자들은 3.3㎡당 50만원 이상의 보상금과 이주단지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망루 농성자들은 모두 불법시위 등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며, 이들과 함께 농성을 벌이다 검거된 세입자 5명은 지난해 말 집시법, 폭행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1년6월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들은 또 용산 망루 농성을 주도한 전국철거민연합에 모두 가입돼 있고, 전철연이 이들 망루 농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정가구단지 망루에는 용산 망루보다 많은 과격 시위도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루가 있는 건물 옥상에만 LP 가스통 10여개와 골프공을 담은 쌀포대 10여개, 빈 소주병으로 가득찬 박스 20여개가 놓여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망루 안에도 수백개의 시너통과 빈병, 골프공, 새총 등이 구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단 협상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며, 어정가구단지 망루는 용산 망루처럼 시가지에 있지 않아 주민불편은 없는 만큼 공권력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망루 농성 시작 이후 지금까지 50여 차례에 걸쳐 농성자들과 협상을 벌여왔고 상당 부분 진전을 봤다"며 "용산 참사로 이들의 농성을 해제하는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망루 농성자는 "당초 요구사항에서 일부 양보했지만 아직 완전한 절충점을 못 찾고 있다"며 "용산 망루보다 10배 이상 많은 시위도구를 준비하고 있고, 만약 용역업체나 경찰이 철거에 나선다면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동백택지지구 인근 어정가구단지 38만8천400여㎡ 부지에는 8천700여명이 입주하는 공동주택과 연립주택 3천89가구가 건립될 계획이며, 올해말 착공해 2011년말 완공 예정이다.
(용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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