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갑 기상청장이 19일 역대 최단명 청장으로 물러난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청장은 1987년 기상청 사무관 특채로 들어와 수치예보과장, 정보화관리관, 예보국장, 정책홍보관리관, 차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친 후 작년 3월 수장에 오르면서 그야말로 기상청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기상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취임 10개월여만에 교체되면서 역대 최단명 청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1990년 말 중앙기상대에서 기상청으로 바뀐 뒤 박용대 청장에서 정순갑 청장까지 7명이 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이 기간 청장들의 임기는 평균 2년 7개월이었고 청장을 가장 오래 맡았던 사람은 박용대 청장(중앙기상대장 재임까지 포함)으로 재직기간이 5년에 이른다.
이처럼 그동안 '정치외풍' 등과 관련이 없어 다른 부처와는 달리 비교적 '장수'를 하는 자리였던 기상청의 수장이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 이례적으로 전격 교체된 것은 무엇보다도 날씨예보가 자주 빗나가면서 기상청 조직의 변화가 여론의 도마에 자주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기상청은 지난 16일 서울에 갑자기 많은 눈이 내리는 바람에 뒤늦게 '대설주의보'를 내렸다가 오보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지난해 여름에는 5주연속 주말예보가 빗나갔다는 오보논란에 휘말리는 등 정 청장 재임기간엔 유달리 기상청을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에 주5일 근무제가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사업장에 적용되면서 국민의 주말날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희생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기상청 직원은 "정 청장이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날씨오보 논란에 휘말린 것을 제외하고는 동네예보제 시행과 기상선진국인 영국의 통합수치예보모델과 함께 슈퍼컴퓨터 3호기 도입 등 예보선진화를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추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청장 교체는 상당히 '의외'"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아무래도 정 청장이 물러난 것은 날씨예보가 자주 빗나갔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한 후 "날씨예보 선진화를 위해선 인력 충원이나 첨단 장비 도입, 노후 시설 교체 등 시스템 자체가 장기간에 걸쳐 바뀌어야 하는데 청장 한명이 교체된다고 해서 날씨예보가 하루 아침에 정확해지겠느냐"라고 되물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