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앙여고생,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에 감사편지
"생명을 구해준 아저씨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작년 문화탐방길에 나섰다가 버스가 추락해 학생과 인솔교사 등 36명이 크게 다쳤던 포항 중앙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당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펴 생명을 구해준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공장장 현광헌) 산악회 회원들에게 30여통의 감사편지를 보내왔다.
지난 16일 이 학교 이연우 교장 등 교직원 4명이 직접 학생들의 편지와 감사패를 들고 찾아 온 것이다.
이들은 작년 11월8일 안동으로 문화탐방을 가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국도에서 관광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길옆 10여m 아래 논바닥으로 추락했으나 모두 생명을 구한 것이 한화석유화학 울산공장 직원들의 도움 때문이었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18일 학교와 한화석유화학에 따르면 당시 주왕산으로 주말등산을 가던 사내 산악회 회원 60여명은 바로 앞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가던 버스가 전복되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온몸을 다치고 울부짖는 교사와 학생들을 구조했다.
다친 사람을 차 밖으로 옮긴 뒤 버스 내장재를 뜯어 그 위에 눕히고 피를 닦고, 말을 걸어 안심시키고, 추위에 떠는 학생들에게 옷을 벗어 덮어주고, 우산을 받쳐주고, 119구조대가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주변 교통을 정리하고...
매월 회사에서 비상재난 훈련을 한 대로 실행했다.
이런 구호활동 덕분에 사망자 없이 사고 2개월여가 지난 현재 대부분 완쾌되자 학교와 학생들이 늦게나마 고마움을 전한 것이다.
오수현(17) 양은 "들뜬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으나 얼마되지 않아 차가 뒹굴면서 흙냄새와 유리가루가 입을 파고들었다"며 "그러나 아저씨들이 커튼을 뜯어내 덮어주고 계곡위 도로까지 옮겨줘 빨리 병원에 갈 수 있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오 양은 "퇴원한 후에야 고마운 분들이 울산에 계신다는 것을 알았다"며 "저도 주위의 사건사고를 예사로 보아 넘기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예슬(17) 양은 "머리에 피가 흐르고 힘이 빠지던 저에게 아저씨들이 차의 내장재를 뜯어내 그 위에 눕히고 옷을 덮어주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차가운 저의 손을 꼭 잡아주던 손길을 잊을 수 없으며, 아저씨들의 봉사정신을 본받아 훌륭한 인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연우 교장은 "당시 학생들이 안전밸트를 맨데다 사고직후 한화석유화학 산악회 회원들의 신속한 구조로 큰 불상사를 면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산 교육이 된 훌륭한 봉사정신과 따뜻한 마음에 다시한 번 감사한다"고 말했다.
구조활동에 참여했던 산악회 강희헌(56) 회장은 "사고를 목격하는 순간 회원 모두가 빨리 부상자들을 구조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학생들이 퇴원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니 다행이며, 항상 봉사와 희생정신을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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