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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잦아들던 미네르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검찰이 되살려 냈습니다. 검찰이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활동한 박 모 씨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한데다 박 씨가 전문대밖에 나오지 않은 무직의 청년이라고 발표하자 대중의 관심이 다시 폭발한 것입니다. SBS 뉴스는 얼굴 없는 네티즌에 불과했던 그의 글에 대중들은 왜 그렇게 뜨거운 반응을 보였는가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9일 SBS 뉴스는 미네르바가 부각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가 추락하면서 불황을 온 몸으로 느낀 국민들은 새 정부 출범 전후에 나왔던 정부의 장밋빛 발언들, 예컨대 "내년이면 주가가 300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보다는 미네르바의 말에 믿음이 더 갔다는 것입니다. 뉴스는 시사나 문화 분야에서 시작된 지식 권력의 해체현상이 상대적으로 전문성이 보장됐던 경제 분야까지 확산된 것으로서 한국 사회에서 신뢰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박 씨가 전문대를 나왔을 뿐이라는 이유를 들어 미네르바의 영향력까지도 거품이었다고 주장하는 일부 언론의 분석보다는 훨씬 깊고 공감이 갔습니다. 게다가 검찰이 박 씨를 체포한 지난 8일 SBS 뉴스의 보도에 비해서도 진일보한 자세였습니다.
8일 뉴스는 검찰이 30살 무직자를 미네르바로 지목하면서 그가 한국사회에 던졌던 파장만큼이나 실체를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또한 검찰은 박 씨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뒤 선물 옵션 등을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두 번이나 되풀이해서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박 씨의 경우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허위사실 유포'라는 범죄성립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이 없었을 때라 추가로 적용할 다른 혐의를 찾아 본 것 같습니다. 영향력을 이용하여 경제적 이득을 챙기는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봅니다. 그러나 뉴스가 근거도 없이 이를 검찰 수사의 주요방향으로 보도한 것은 적절치 않았습니다. '경제적 이득'은 박 씨의 학력 강조와 함께 미네르바 신화를 깨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자료였다는 점에서 좀 더 깊은 분석을 요하는 내용입니다.
박 씨가 진짜 미네르바인가 하는 의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학력사회의 통념이 쉽게 바뀔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9일 SBS 뉴스도 미네르바 진위논란의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박 씨가 미네르바와 동일인물이라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박 씨는 지적인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학력이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벽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을 뿐입니다.
특히 '경제학'이 아니라 '금융시장'과 같이 특정분야를 깊이 파고들 경우 누구나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예측을 하는데 있어서 학력보다 더 필요한 것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거침없이 쓸 수 있는 용기라는 점을 미네르바는 실천해 보인 것입니다. 뉴스가 추적해야 할 더 중요한 주제는 인터넷 논객을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구속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점입니다. 지난 11일 SBS 뉴스는 인터넷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박 씨 구속의 정당성에 대한 공방을 보도했습니다. 10일 뉴스는 법원이 국가신인도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했습니다. 12일 뉴스는 미네르바 때문에 우리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22억 달러를 더 썼다는 검찰의 주장을 전했습니다. 뉴스는 박 씨 구속을 둘러싼 논란을 전할 뿐 언론자유 위축 등 미네르바 구속이 가져 올 정치 사회적 파장에 대한 자체 분석이 없었습니다.
미네르바 구속과 함께 지난주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붙잡은 또 하나의 주제는 날씨입니다. 서울기온이 영하 10도를 오르내린 강추위가 한주일 동안 계속되면서 '3한4온'이 아니라 이제는 '3한4한'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지난주였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12일 한반도를 덮친 강추위의 원인으로 엘니뇨와 정반대로 적도 동태평양의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라니냐 현상을 지목했습니다. 뉴스는 또 강추위로 수도관들이 얼어 터진 사고들을 보도하고, 최악의 겨울가뭄 소식을 전했습니다. 10일 뉴스는 한파 속에 한산해진 주말의 도심을 전했고, 빙벽등반, 썰매, 스케이트 등 추위를 넘어서는 겨울 스포츠를 소개했습니다. 그런데 강추위를 전한 이 모든 뉴스보다 지난 13일 뉴스를 마치면서 나온 앵커의 짤막한 한마디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경기 침체 여파로 밖에서 밤을 나는 분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추위 풀릴 때까지 만이라도 충분한 보호와 배려가 마련돼야 할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이 강추위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를 집중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15일 "최근 한국의 민주주의가 역주행하고 있어 매우 우려된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미네르바를 허위사실 유포로 구속한다면 추측성 기사를 쓸 수밖에 없는 기자들도 허위사실 유포로 걸릴 수 있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나옵니다. 미네르바 구속을 사이버 모욕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논거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네르바 사건의 보도가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현상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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