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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라도 강제로는 안돼…강간죄 첫 인정

김지성

입력 : 2009.01.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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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 사상 처음으로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폭행과 협박을 통한 관계는 처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지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3살 임 모 씨는 지난해 7월, 필리핀 여성인 부인이 몸 상태를 이유로 부부 관계를 거부하자 흉기로 위협해 관계를 가졌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강간죄를 인정해 임 씨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형법상 강간죄의 대상인 '부녀'에 '혼인 중인 부녀'가 제외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재판부는 배우자가 동거의 의무를 지키지 않고 끝내 관계를 거부하면 이혼 소송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영/부산지법 공보판사 : 부인에게도 성적 자유결정권이 인정되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고, 또 외국의 추세도 부부 강간을 널리 인정하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지난 1970년 대법원이 "부부 간에는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이래, 법원이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부부 강간죄 입법을 추진해 온 여성 단체들은 당연한 판결이라며 환영했습니다.

부부 간에도 자신의 의사에 따라 관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면 가족의 해체를 불러올 수 있다며, 법 적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임 씨는 "결혼 생활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은 부인의 책임이 더 크다"며 항소하기로 해,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