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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밤이면 괜스레 출출해 지는 뱃속.
이럴 때 생각나는 먹을거리는 뭐가 있나요?
[파전에 동동주요.]
그렇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쌍수 들고 환영할 파전에 동동주.
밀가루 반죽에 쪽파와 갖가지 채소를 올려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내는 파전.
거기에 시원한 동동주 한 사발을 함께 하면 금상첨화.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겨울 야식으로 선호되는 파전은 어디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유독 잘 되는 집은 따로 있는데!
지금부터 그 비결을 찾아 나서보자.
서울 신촌의 한 거리.
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진 저녁, 사람들은 총총 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는데…가 아니라, 줄을 선다?
[오늘 같은 날 그냥 집에 들어가면 섭섭하죠.]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온 거예요. 지금.]
혹독한 추위에도 집에 있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도대체 뭣 때문인가요?
[파전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어요.]
빈자리 하나 없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가게.
20년 동안 집에 가던 사람 발길 돌리고, 집에 있던 사람 나오게 만드는 이곳의 인기 메뉴는 바로 파전!
[파전 하나요~]
앉자마자 외쳐대는 주문에 파전이 속속 나오기 시작하고!
[이게 파전이야 피자야?]
손님 입을 떡 벌어지게 하는 걸 보니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것 같은데?
[처음 보죠. 이런 데 없어요. 없어.]
[대한민국에서 여기밖에 못 볼 거예요.]
자, 그럼 여기서 사람들을 이토록 열광케 하는 파전 공개!
아니 근데 이게 파전이여, 피자여, 뭐여?
[저희 집 해물 파전입니다!]
피자 저리가라 할 만큼 크고 두툼한 파전, 그 크기를 재어 보니!
30cm 지름에 3cm는 족히 넘을 두께까지~
처음 온 손님도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초대형 파전이로다!
[진짜 커요. 진짜 최고~!]
그렇다!
이 집의 문턱을 닳게 만든 비결 하나는 바로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파전 크기에 있었다.
[시키면서 크다기에 좀 크겠지 했는데 이건 너무 큰데요.]
요즘 같은 불황에도 손님을 끌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맛!
[최고예요.진짜.]
[반죽부터가 다른 것 같아요.]
[입안에서 씹히는 맛이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옳거니!
맛의 차이는 바로 반죽에서 나오는 법.
그럼, 반죽 과정을 살펴볼까나?
어허 근데 사장님, 재료를 너무 대충 넣는 거 아닙니까?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대충이 어디 있어요. 저는 손맛이라고, 대충대충 빨리하지만 몇 년에 걸쳐서 계속 발전한 제 반죽이에요. 이거 아무도 몰라요.]
반죽은 파전을 더욱 고소하게 한다는 쌀가루를 기본으로 밀가루, 콩가루, 달걀, 마늘 등으로 만들어지는데~
사장님, 또 뭐가 들어가죠?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비밀입니다. 똑같이 장사하면 저희 망하잖아요.]
반죽 위에 올리는 재료는 새송이 버섯을 비롯한 각종 채소와 해물 등 무려 12가지에 이른다.
재료를 아끼지 않는 김사장 불황에 아까울 법도 한데~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아깝기는 하죠. 근데 재료를 하나라도 빼면 손님이 먼저 알지 않습니까?]
자, 그럼 이제 준비된 재료로 파전을 만들면 되는데.
어라, 사장님, 그건 무슨 볶음 아닌가요?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파전이에요.저희 집.]
[(Q. 이게 파전이라고요?) 그럼요. 두껍게 만들려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처음 만드는 모습은 보통 파전과 다름없는데.
아니, 두 번 뒤집더니 갑자기 파전을 해부해 버린다!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꼬들꼬들하게 익혀주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이렇게 속을 완벽하게 익히면 파전은 더욱 바삭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숱한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김 사장만의 파전 굽는 비법.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면 그 부분에서 답이 저절로 나오는 것 같아요. 노력이죠 뭐.]
그렇게 손님들의 입맛 사로잡기에 성공한 김 사장은 20년 간 같은 자리에서 변함없는 맛을 지키고 있다.
[20살 때부터 6~7년 째 오고 있는데 맛이 변함이 없어요.]
도매 거래가 한창인 새벽의 가락시장.
장사를 마치고 이곳으로 달려 온 김 사장.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지금 이 시간에 와야지 좋은 물건을 빨리 고를 수 있어요.]
시장 골목골목을 지나 찾아 들어간 곳은 바로 버섯 가게.
[오늘 버섯 좀 좋은 거 들어왔어요? (양식 준비했어요.) 표고 괜찮네. 새송이는 어때요?]
파전에서 결정적인 맛을 좌우한다는 새송이 버섯!
때문에 버섯만큼은 신중하게 고른다는데, 버섯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그럼요. 아주 중요하죠. 버섯이 좋으면 맛이나 이런게 완전히 다르게 나와요.]
늘 믿을 수 있는 버섯을 제공하는 이 곳과의 거래도 벌써 15년 째.
거래를 이렇게 오랫동안 가능케 한 것은 바로 서로간의 신뢰에 이었다.
[이명주/버섯가게 사장 : 외상이요? 한 번도 한 적도 없고, 외상에 대해서도 논의해 본 적도 없어요.]
[(형님 오늘 얼마나 가져가시려고요?) 오늘 물건도 좋은데 200짝만 줘요. 싸게 줘요. (네, 알겠습니다.) 이거 너무 좋네.]
신뢰를 최고로 생각하는 김 사장.
그 철학은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김영운/파전 가게 사장 : 내가 만약에 손해를 본다고 해서 하나의 재료라도 더 빼고 그러면 양이 줄고 그러면 얼마 든지 저한테는 이윤으로 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아요. 오시는 단골에게 더 맛있는 걸 변함없다는 걸 제가 더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장사인 것 같아요.]
상황이 어떻게 바뀌든 나를 믿고 찾아오는 고객에게 신뢰로 보답하는 것.
그것이 지금의 불황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비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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