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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로비' 검찰 수사 임박…핵심은?

입력 : 2009.01.15 18:41

"사정기관 내사 결과 받은 뒤 수사"


한상률 국세청장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검찰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의혹은 특성상 대형 게이트 사건을 위주로 수사하는 대검 중수부나 전 전 청장의 뇌물 사건을 담당했던 부산지검보다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배당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15일 "사정기관에서 내사해 검찰에 그 결과를 전달하면 수사에 착수하겠지만 아직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검찰 자체적으로 내사에 착수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 '인사청탁' 위해 전달(?) = 의혹의 핵심은 전 전 청장의 부인 이모 씨가 밝힌 것처럼 한 청장이 국세청 차장 재직 때 인사 청탁을 위해 당시 청장이던 전 전 청장에게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을 전달했느냐는 것.

이 씨는 부부 동반으로 만난 자리에서 한 청장과 부인으로부터 그림을 받았다고 밝혔으나 이 씨의 남편인 전 전 청장과 한 청장, 한 청장의 부인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실 규명을 위해 이들 부부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지만 이 씨가 당시 상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진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이 씨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막상 시작되면 이들 부부가 진술을 맞추고 이 씨도 '기억을 잘못하고 있었다'거나 '홧김에 말했다'는 등 말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수사가 난항에 부딪힐 수 있다.

이 씨가 언급한 대로 실제 전 전 청장이 한 청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그림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이미 뇌물죄로 수감 중인 전 전 청장은 뇌물수수죄로 추가 기소되고 한 청장 역시 뇌물공여죄로 사법처리될 수 있다.

하지만 전 전 청장의 부인이 남편 모르게 한 청장의 부인으로부터 같은 명목으로 받았다면 전 전 청장 부인만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 갤러리가 '유통경로' 핵심 = 의혹에 고가 그림이 등장하면서 관련 갤러리가 의혹을 풀어줄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당사자들이 의혹을 부인한다면 검찰 수사는 '학동마을'이 누구 손을 거쳐 전 전 청장에게 들어갔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통상 갤러리가 그림 입수 경위와 경로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이들 갤러리에 대한 수사를 통해 유통경로를 풀어줄 객관적 증거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선 이 씨가 그림 처분을 맡긴 곳은 G갤러리로, 2005년 7월 <최욱경 회고전>에서 선보인 이후 3년여 동안 행방이 묘연하다가 작년 10월 G갤러리에 위탁됐다.

여기에 한 청장이 이 그림을 조사국장이던 2004년 8월부터 넉 달간 K갤러리에 대한 세무조사를 했으며 같은해 그림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이곳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학동마을'을 포함해 당시 모두 5점의 그림이 국세청에 전달됐다는 첩보가 입수돼 사정당국이 진상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선다면 이 부분 의혹도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그림이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전달됐는지에 따라 한 청장 개인 문제가 아닌 국세청 전반으로 수사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갤러리 수사를 통해 의외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그림이 탈세 방편으로 이용돼 온 것을 잘 아는 국세청 국장 출신의 부인이 G갤러리 대표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청장이 작년 12월25일 인사를 앞두고 포항과 대구에서 각각 이상득 의원 지인들과 이명박 대통령의 동서를 만났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사 청탁 여부와 관련해 검찰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