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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에 A학점 주고싶다"

입력 : 2009.01.14 16:36|수정 : 2009.01.14 16:37


"3년 간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실력은 한 수준 껑충 뛰었습니다. 성적을 준다면 A를 주고 싶어요. 앞으로 또 한 단계 올라가 어떤 일 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기초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겠습니다"   

지난 연말 서울시향과 3년 간 재계약을 한 정명훈 예술감독이 14일 낮 신년 기자 간담회를 갖고 포부를 밝혔다.

2006년부터 예술감독으로 활동해온 그는 "기쁜 마음으로 집에 다시 돌아와 일하 는 기분이었다"며 "한국에 없더라도 마음은 항상 서울시향에 있어 큰 책임을 느꼈다 "고 돌아봤다.

정 감독은 그간의 성과에 대해 "음악의 기초를 탄탄하게 닦는 것이 제 목표인데, 첫 시작이 매우 만족할 정도로 좋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매년 오디션을 실시해 왔고 앞으로 그 과정이 점점 더  힘들어지겠지만 넉넉잡고 3년 정도가 지나면 기초적인 틀을 모두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수익성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당초 목표보다 11% 많은 30억 6천만 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

정 감독은 "새해 프로그램의 특징은 이전보다 더욱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점"이라며 "음악가라면 음악을 통해 서울시민과 한국인, 나라에 도움 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분기에 1회 씩 자선 음악회인 '희망 콘서트'를 열어 공연 수익금 전 액을 서울시의 저소득층 대상 추진사업인 '희망플러스 통장'에 기부한다.

정 감독은 희망 콘서트 취지에 대해 "연말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하면서, 이 곡의 메시지를 느꼈던 것 같다"며 "힘들 때는 한마음으로 모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요즘 정치권을 겨냥한 듯, "싸우는 사람들 앞에서 베토벤 교향곡을  연 주하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울시향은 올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분기에 1회 '정명훈과 함께 하는 음악 이야기'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달 18일에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북한어린이 돕기 콘서트'도 연다.

정 감독은 "한국인이라면 특히 북한 어린이를 도와야 한다"며  "다들  힘들지만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3년 전 평양에서 연주할 기회가 있었지만 북한의 핵실험으로 무산된 적이 있는 정 감독은 북한에서 공연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자신의 꿈이었다고 소개했다.

정  감 독은 꿈을 이루기 전까지 "뒤에서 할 수 있는만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뤄진 뉴욕 필하모닉의 평양 공연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건 잘 모른다면 서 "물론 형제들끼리 먼저 해결하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가 가면 좋았겠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고 바라봤다.

올해 서울시향이 초점을 둔 음악 레퍼토리는 브루크너 후기 교향곡 7-9번이다.

정 감독은 "자신의 믿음을 음악적 메시지로 만들어낸 사람으로는 바흐와 브루크너를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이라며 "청중에게는 쉽지 않을 레퍼토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작품에 빠져들 것"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시향은 8월께 유럽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참가한 뒤 내년에는 유럽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정 감독은 서울시향의 전용 홀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전용 홀에 앞서  리허설 홀이 건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에서는 오케스트라 공연 일정을 길게는 4년 전부터 잡는데,  예술의 전당의 경우 6개월 전에야 확정된다"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올해 안에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제가 만약 서울시향을 맡지 않았고, 주변에서 불우한 아이들과 오케 스트라를 만들자고 했다면 그리 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시작할 때 10년 후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발돋움 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7년 뒤에 평가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향은 정 감독과의 재계약과 함께 상임 작곡가인 진은숙, 공연기획 자문역인 마이클 파인도 재선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