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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뽑는데 '박사 수료자'까지 원서냈다

이병희

입력 : 2009.01.12 20:48|수정 : 2009.01.12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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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다음은 최근의 심각한 청년 취업난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 단면을 소개하겠습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환경미화원을 모집하는데, 박사과정 수료자와 대졸자 등 고학력자들이 대거 원서를 냈습니다.

이병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환경미화원을 선발하는 체력 검사가 한창입니다.

20kg짜리 모래주머니 2개를 뒤로 던지고, 나머지 한 개는 어깨에 메고 왕복 50m 구간을 빨리 돌아와야 합니다.

서울 강서구청이 환경미화원 5명을 채용하기 위해 지원서를 접수한 결과, 모두 63명이 응시해 1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체력검사에 참여한 36살 김 모 씨는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과정까지 수료했지만 공부를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김 모 씨/박사과정 수료 응시자 : (오늘 체력검사 결과 만족하시나요?) 아뇨. 결과 안 좋습니다. 제 능력의 한계 때문에 (공부를) 접은 거고요. 거기 까집니다.]

김 씨를 포함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11명, 전문대 졸업자는 12명으로 전체 응시자의 3분의 1 이상이 대학 졸업자인 셈입니다.

[조익현/대졸 응시자 : 요즘에 취업하려고 하더라도 자리가 그렇게 많지가 않은 것 같아요. 하는 데마다 많이 떨어져서 마지막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환경미화원이 되면 새벽수당, 목욕비 등을 포함해 초봉이 3천만 원이 넘고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돼 안정된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졸자를 넘어 박사 과정 수료자까지 환경미화원에 지원하는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난의 한 단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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