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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기약 없는 학교 건립…"가건물서 수업"

우상욱

입력 : 2009.01.08 20:35|수정 : 2009.09.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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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학교 건물 공사까지 잇따라 중단되고 있습니다. 새 건물에서 공부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학생들은 기약도 없이 가건물살이를 계속하게 됐습니다. 

우상욱 기자의 집중취재입니다.

<기자>

서울 상계동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기존 건물을 헐어낸 자리에 새 교사를 신축하는 공사가 한달째 중단됐습니다.

건물을 짓던 건설 업체가 최근 경기 악화로 자금난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공사 현장 근로자 : (임금을 3개월 동안 못받으셨어요?) 3개월 동안 못받았지. (공사재개는 언제 된다는 얘기 있나요?)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어요.]

학생들은 당초 올 하반기부터 새 건물에서 수업받을 예정이었지만 가건물 신세를 언제 면할 수 있을 지 기약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렇게 짓다만 공사 현장이 한두군데가 아닙니다.

[초등학교 관리자: (공사)지연이 되면 그만큼 (학생들의)불편한 시간이 길어지니까…. (업체를) 강요해서 끌고갈 방법이 없으니 말이지.]

이들 학교들은 공통적으로 정부 재정 사업이 아닌 BTL 이라는 민간 투자 유치 방식으로 공사 계약을 맺었습니다.

민간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학교 건물을 짓고 정부가 임대하는 형식으로 공사비를 갚아가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불황으로 돈줄이 말라 공사 중단 사태가 속출하는 것입니다.

[구경회/서울북부교육청 시설과장 : 요즘 경제가 어렵다 보니까 시공사에서 뭐 자금을 어떻게 원활하게 학교에만 쓰지 않고 공사를 완료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 시작하려던 학교 신축 공사 등 88개 BTL 사업 역시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박철희/교과부 교육시설지원과 : 재원만 4천억 원을 준비를 해서 도저히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 재정사업으로 돌려서 개교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수십조의 예산을 들여 전국적으로 건설 공사를 벌이는 한편에서는 학교 건물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수많은 학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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