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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청년 홧김에 살인…'코리언 드림' 날려

입력 : 2009.01.07 15:55|수정 : 2009.01.07 15:55

임금 가로챈 고향 선배 흉기로 난자


울산지역에서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 신분으로 일하던 한 중국인 청년이 금전문제로 홧김에 고향 선배를 살해해 먼 타국에서 이루려 했던 '코리언 드림'을 일순간에 날려보냈다.

7일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시30분께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길천산업공단 인근 마을에서 중국인 S(45)씨와 U(25)씨가 강도를 만나 S씨가 흉기에 찔려 숨지고 U씨도 상처를 입었다는 내용의 신고가 한 주민으로부터 들어왔다.

이에 수사에 나선 경찰은 U씨로부터 "집에 가다 만난 중국인 남자 4명이 돈을 요구하기에 3만원을 건네자 흉기를 휘둘렀다"는 진술을 받았다.

그러나 경찰이 보기에 U씨의 진술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우선 범행 현장이 논밭으로 둘러싸인 허허벌판이어서 강도가 '불쑥' 나타날 만한 곳은 아니었다.

또 S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흉기에 찔린 상처가 수십 군데나 발견됐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단순히 금품만 노린 강도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U씨의 진술과 현장 확인 결과가 모순되는 점을 끈질기게 추궁했고 결국 U씨는 자신이 금전 문제로 S씨와 다투다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음을 자백했다.

U씨는 고향인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형님인 S씨가 자신의 임금 145만원을 경남 김해에 있는 전 직장의 사장으로부터 받은 뒤 자신에게 전달하지 않고 가로채 자 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해 왔으나 번번이 무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복되는 거절에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U씨는 직장을 구하러 서울에 갔다 돌아온 지난 3일 밤 '이번에는 담판을 짓겠다'고 마음먹고 흉기를 품은 채 S씨의 집을 찾아갔다.

S씨를 밖으로 불러낸 U씨는 돈을 돌려달라고 재차 요구했으나 그의 입에서 나온 대답은 "이미 다 써 버렸는데 어쩐단 말이냐"라는 비웃음 섞인 거절뿐이었다.

S씨의 말에 제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격분한 U씨는 갖고 있던 흉기를 꺼내 15년지기 '고향 형님'에게 마구 휘두르는 살인 참극을 저지르고 말았다.

중국의 한 2년제 기술학교를 졸업한 U씨는 먼저 한국에 와 있던 S씨의 권유로 지난해 4월 여행 비자를 얻어 한국 땅을 밟은 뒤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국 대도시들을 전전하며 일용직 노동자로 생활해 왔다.

"고향에 남겨 둔 부모와 아내, 10개월 된 딸이나 무사했으면 좋겠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한 U씨는 자신의 꿈을 채 펴기도 전에 한국에서 처벌을 받은 뒤 불법체류 외국인으로 추방당할 안타까운 신세가 됐다.

경찰은 7일 U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울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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