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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의료인의 신고율 높여야

조동찬

입력 : 2009.01.05 18:47|수정 : 2009.01.30 22:22


메디컬 리포트 전체보기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건수도 2001년 4천여건에서 2007년에 9천여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아동 천명당 학대 신고율은 미국 11명, 일본 1.6명에 비해 우리나라는 0.52명으로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실제 아동학대 발생은 신고건 수의 열배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현행 아동복지법 26조를 살펴보면, 직무상 학대아동을 쉽게 발견 할 수 있는 교사, 아동보호기관 종사자, 의료인 등을 신고 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의무자의 신고율은 32%에 불과하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율이 55%를 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 가운데 의료인의 신고율은 2%에 불과하다.

'사랑의 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유교문화가 깃들여진 우리나라에서 그 매를 두고 학대와 가르침으로 엄격히 구분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여성부 2006년 통계를 보면 만 18세 아동 1000만 명 중 무려 70%에서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는 결과가 나왔고, 열흘 전 5살 남자 아이도 온 몸이 멍이 들도록 맞고 , 결국 장이 파열 돼 세상을 떠났다.

아동학대의 사회적 책임을 가해자가 아닌 의료인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하는 건 의료인의 입장에선 꽤나 억울한 일임을 안다. 실제로 지난해 8월엔 아동학대를 신고한 한 의사가 그 부모에게 폭행을 당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의 관심을 촉구한다.

병원은 사랑의 매와 폭력을 구분하는 최소한의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맞아서 병원까지 찾아야 하는 경우까지도 사랑의 매라고 우기는 보수적인 사람은 없을 테니까.

또한, 학대 받는 아이들이 표현이 어려운 3세 이하거나, 발달 장애를 겪는 아동임을 생각한다면, 병원은 그들이 학대 받고 있음을 세상에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곳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처럼 신변보호가 확보되고, 의료인이 학대 가능성을 의무기록에 남기기만 하면 관련기관에서 조사와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제도가 정착된다면 참 좋을 일이다.

하지만, 지난 달 19일 복지부와 경찰, 규제완화위원회, 대한의사협회 등이 참가한 아동학대 포럼에서 논의되는 과정은 각 관계기관의 입장 차이가 컸다는 분석이다.(중앙아동보호기관 팀장) 

복지부에서 마련한 '신고의무자가 신고하지 않을 경우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라는 미지근한 법안도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나왔으리라.

오늘 하루, 많은 항의전화를 선배 여러분께 받았다.

아는 놈이 너무한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나로서도 선배 의료인께 호소할 수 밖에 없다.

확실한 제도가 마련될 때 까지 기다리기엔

죽음의 공포에서 떨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가엾다는 걸 의료인들도 아시리라 믿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따뜻한 감성의 의학전문기자' 조동찬 기자는 의사의 길을 뒤로 한 채 2008년부터 기자로 전문언론인에 도전하고 있는 SBS 보도국의 새식구입니다. 언론계에서 찾기 힘든 의대 출신으로 신경외과 전문의까지 마친 그가 보여줄 알찬 의학정보와 병원의 숨겨진 세계를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