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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속 결단' 김의장…다음 수순은?

입력 : 2009.01.05 11:27


김형오 국회의장의 심기가 편치않다. 편치않은 정도가 아니라 매우 불편하다.

'임시국회내 직권상정은 없다'는 전날 입장 발표로 민주당이 5일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점거농성을 푸는 등 국회 파행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여권의 불만과 비판만 돌아오기 때문이다.

지난한 양보와 대화촉구 과정을 통해 극한 물리력 충돌 및 법안 무더기 직권상정은 우선 피해갔지만, 친정인 한나라당과 청와대와 관계에는 꽤 깊은 균열이 만들어진 셈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지금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고, 한나라당 친이계는 "김의장이 결단력을 보이기 보다는 자신의 이미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김 의장의 한 측근은 "의장은 결코 편안한 심기가 아니다. 사실은 아주 불편하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이해하리라 보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 강경파들의 비판이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 뜻을 너무 왜곡하고 있다"며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일단 국회 파행의 고비를 넘긴 김 의장 입장에선 틀어진 여권과 관계를 회복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뾰족한 수가 없다.

김 의장측은 당분간 상황을 관망하는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의장이 일일이 나서서 해명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면서 "우리가 이야기한다고 들을 것 같지도 않고, 시간이 해결해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장에게 당분간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여야 대화만 순항한다면 1월중에는 합의가 가능한 민생법안 위주의 법안 처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달 임시국회가 시작하면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재연될 수 있다.

이 때에는 이제까지와 같이 여야 대화만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장 여권의 불만 기류가 감당가능한 선을 넘어설 것이 뻔하다.

김 의장 측도 2월 임시국회에서는 직권상정을 포함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이와 관련, 의장실 관계자는 "2월까지 대화를 계속했는데도 야당이 계속 쟁점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그 때는 국민을 위해 직권상정을 포함해 결단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쟁점사항도 아닌 법안 85개를 무더기로 직권상정하라는 것은 민주주의 프로세스를 무시한 처사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2월까지 쟁점법안 몇개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여야합의가 가능한 법안들을 다 처리해 무게를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돼야 결단을 하더라도 하는 것이지, 무조건 속도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와 함께 조만간 국회 점거 사태와 관련, 보좌관.당직자들의 질서유지권 발동에 대한 저항시 처벌규정 및 본회의장 점거에 따른 징계규정 마련 등 제도개선 작업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