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고립작전' 가능성 경계
민주당은 본회의장 점거 6일째인 31일 본회의장 사수를 위한 장기전 체제에 들어갔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 교섭단체 대표.원내대표들과의 회동을 제안하면서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 해소를 염두에 두고 국회의장이 발동한 '질서유지권'이 당장 행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날 밤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직후만 해도 민주당 주변에서는 "곧바로 쳐들어온다", "31일 새벽이 작전 시점"는 관측이 나돌았지만 김 의장측 기류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민주당은 장기전을 대비하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 안팎에서는 국회 사무처의 강제해산 시도 시점과 관련, 내년 1월 6일∼8일 중 하루가 택일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다. 연초를 줄곧 본회의장에서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한 의원은 "심사기일 지정이 안된 상태여서 오늘 본회의 개최는 쉽지 않아 보이며 새해 초에도 곧바로 행동에 들어가긴 어렵지 않겠는가"며 "5일쯤 심사기일을 지정해 6일부터 뭔가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세균 대표도 이날 당직자들에게 "내년 1월8일(임시국회 회기)까지 상황이 갈 수 있으니 페이스 조절을 잘 하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의원들 사이에선 "체력 비축을 위해 돌아가며 링거라도 맞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본회의장 내에는 비상식량까지 조달됐다.
민주당은 일단 사태가 장기화되더라도 불리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MB악법'의 연내 처리가 물거품된다면 내년 1월2일 모양새 좋게 신년연설을 하려던 이명박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한나라당이 야당의 수정제안을 걷어참으로써 오히려 천우신조의 기회를 얻게 됐다"며 "장렬한 전사가 됐든, 장기전으로 지쳐 쓰러지든 국민과 함께 하기 때문에 우리가 이긴다"고 말했다.
당 주변에서는 여권이 강제해산 시도 시점을 새해로 미루면서 사실상 '고사.고립작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혹도 보내고 있다. "국회 사무처가 단수.단전을 시도한다더라"는 미확인 소문도 떠돌아다니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여론 압박이 커지면서 자칫 결속이 느슨해질 수 있는 점도 민주당의 고민이다. 특히 민주당은 경계가 약화된 사이 허를 찔릴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철통방어 태세를 강화했다. 민주당은 동시에 국회의장과 여권을 향한 대화를 압박하며 명분쌓기에도 주력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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