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파국을 막기위한 30일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1차 마라톤 협상이 '최후의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다만 최종결렬 대신 '잠정결렬'을 선언, 마지막 담판 시한을 이날 오후 8시로 연장하는 등 극적 타결을 위한 불씨를 가까스로 살렸다.
그러나 각 당의 내부 기류와 상대방을 믿지 못하는 치열한 신경전 등이 얽혀있어 전체적인 협상분위기는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
여야 모두 극한 대치에 대한 여론 악화를 의식하고 있다. 그만큼 막판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을 쌓으려는 신경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최후의 2제(題)는 미디어법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였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오전 11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전날에 이어 릴레이 협상을 이어갔다. 회담에 앞서 권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민주당을 오가며 중재를 시도했다.
회담은 초반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날선 신경전으로 시작됐다.
원 원내대표가 "청와대가 국회 정상화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힘을 합치자"거나 "청와대만 개입 안하면 잘 될 것"이라고 심기를 건드리자, 홍 원내대표는 "걸림돌은 (민주당의) 폭력점거 사태"라며 "국회는 내가 책임진다"고 응수했다.
곧이어 비공개로 전환된 회담 도중 잠깐씩 밖으로 나온 협상 관계자들은 "진전이 없다", "제자리걸음"이라며 굳은 표정으로 일관했다. 낮 12시15분께 점심식단이 안으로 들어갔다.
간간이 문틈 밖으로는 고성과 웃음소리가 번갈아 오갔다. 민주당이 '공공의 적'으로 지목한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의 꼬마민주당 시절과 홍 원내대표의 신한국당 입당 스토리 등이 화제로 오르내렸다는 후문이다.
"쇼 미 원타임(Show me one time.한번만 봐줘라)"(홍 원내대표), "노 수프(No Soup. 국물도 없어)"(한나라당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등의 콩글리시식 농담도 오갔다고.
미디어법과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던 협상은 중반께 홍 원내대표가 '내년 2월 중 협의처리'라는 카드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다.
전날 '사회개혁법안 합의처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양보안을 최종 타협선으로 내놓은 셈.
홍 원내대표는 한미 FTA의 경우 본회의에서 전원회의를 개최, '프리보팅'에 맡기자는 안도 함께 제시했다.
그러나 공을 넘겨받은 원 원내대표는 "기한만 두 달 더 연장하자는 것"이라며 "합의처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게 마지노선"이라고 맞섰다.
결국 양측은 '일말의 타결 가능성'을 남긴 채 "각 당 의원총회를 거쳐 다시 만나자"며 협상장을 나섰다.
원 원내대표가 '91번째 어머니 생신 모임에 잠시 들러야 한다'며 양해를 구해 마지막 담판 시간이 오후 8시로 잡혔다는 후문이다.
여야는 잠정결렬 후에도 기싸움을 계속했다. 홍 원내대표는 "더이상 합의가 결렬된다면 직권상정을 요청한 85개 법안을 전부 추진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 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이 협상이 아닌 협박을 하고 있다"며 "시한을 미리 못박고 날치기 하겠다는 것은 '먹고 튀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만이 "칠부능선을 넘었다"며 기대섞인 전망을 내놨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더이상 양보는 없다"고 맞서면서 막판 타결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여야 모두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벼랑 끝에서 돌파구를 찾아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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