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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광개발' 등 다단계업체 투자상품도 다양화

입력 : 2008.12.14 09:49

다단계 업체 95곳 성업…프로그램 공급업체·프리랜서도 성행


검찰이 14일 적발한 무등록 다단계ㆍ유사수신(受信) 업체들은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판매 등 예전과 달리 다양화된 금융 투자상품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현혹해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생필품이나 화장품, 건강식품 판매 등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들어서는 투자상품 범위를 금광개발이나 IT(정보통신) 사업 등으로까지 넓혀 투자자들을 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 불법 유사수신 업체 704곳…아직도 83곳 성업중 = 검찰이 이번에 파악한 다단계ㆍ유사수신 업체는 모두 704곳으로 이 중 95곳이 성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사법 처리된 12곳을 제외하고도 83개 업체가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을 모아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업체의 경우 대부분 수신 규모가 10억∼100억원대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폐업 내지 휴업 상태인 609곳은 영업 시작 3∼6개월만에 문을 닫았다.

이번에 단속된 업체들은 개발 능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인터넷TV(IP-TV)' 셋톱박스 사업'에 투자해 고수익을 낼 수 있다든지 `대부업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속였으며, 심지어는 아프리카에서 추진 중인 `금광 개발사업'에 투자하면 대량의 금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을 거짓 광고하기도 했다.

`금광 개발사업' 투자 명목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은 K사 대표 김 모씨는 금을 캐는 가나 족장들 및 가나 대사와 함께 촬영한 사진이나 채굴된 금 사진 등을 광고자료로 활용해 단기간내 대량의 금을 발굴해 판매가 가능한 것처럼 속였다.

그러나 실제 이 업체가 금광개발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 불법 수신액의 10%에 불과하고 현재까지 채굴한 금을 통해 올린 수익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업체는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여러 개의 자회사를 설립해 두고 마치 자회사에서 수익사업을 해서 수당을 지급할 것처럼 홍보하는 등 `그룹' 형태로 회사를 조직해 투자금을 챙기기도 했다.

게다가 일부 업체 대표는 이미 다른 불법 다단계 업체를 운영하다 기소됐거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다시 별도의 다른 업체를 설립하거나 업체 명칭만 변경해 영업을 계속해 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 유사수신ㆍ공급업체 `공생' = 검찰에 따르면 불법 다단계ㆍ유사수신 업체와 이들에게 운영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공생하는 관계를 유지해 왔다.

다단계ㆍ유사수신 업체는 다수의 회원 관리와 투자원리금 계산, 수당 계산, 구매물품 관리 등에 전문적인 전산기술을 필요로 하고 프로그램 공급업체 역시 이들의 회원 관리 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등 양자간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현재 국내 다단계ㆍ유사수신 프로그램 공급업체가 10여곳이며, 공급업체 1곳이 수십∼100여곳에 이르는 다단계 업체 등에 프로그램을 공급해 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이들 업체는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관리해 주는 대가로 300만∼4천500만원 상당의 짭짤한 수수료를 챙김으로써 불법 다단계ㆍ유사수신 업체와 공생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에 적발된 다단계 업체들은 프로그램을 공급해 준 업체에 대한 단속을 통해 꼬리가 밟혔다. 대개 피해자의 고소ㆍ고발로 다단계ㆍ유사수신 업체들이 단속돼 왔지만 이번처럼 프로그램 공급업체 단속을 통해 업체를 무더기로 적발한 것은 이례적이다.

검찰은 이들 공급업체 외에도 불법 다단계 업체의 프로그램을 공급ㆍ관리해 주는 개인 프리랜서가 50∼100명에 이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이 약식명령을 청구한 김모 씨는 부산IT전문기술학교에서 전임강사로 일한 경력이 있고 인터넷 뱅킹 관련 전산업체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등 대부분 전산프로그램 제작 전문가로 드러났다.

이들 프로그래머의 경우는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면서 불법 다단계업체나 프로그램제작 알선업체와 접촉해 프로그램을 제작해 주고 있어 적발시 그 실체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단계ㆍ유사수신 업체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