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정치

한중일 '동반자관계·포괄협력' 성과낼까

입력 : 2008.12.13 17:29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13일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은 3국간 협력의 틀을 공식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줄곧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기간에 개최되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아세안+3 회의와는 별개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3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북핵문제 해결, 지역내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미있는 합의를 이뤘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본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 등 3국 정상은 한중일 정상회담 역내개최 정례화를 비롯해 여러 실무급 회의 개최 방안에 합의함의로써 3국간 협력 약속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국으로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强)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내 국가인 중국, 일본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이 갖는 상징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은 이 대통령이 지난 10월 초 미국발(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방안의 하나로 한중일 금융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한 것이 3개월여만에 실현되는 의미도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3국 정상은 우선 금융위기와 관련, 철저한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 국의 공조노력과 함께 같은 경제권 국가들간 역내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아시아 중심 3국이 위기극복을 위한 협력의지를 거듭 다진 것이다.

3국간 협력의 하이라이트는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 비록 한일, 한중 금융당국이 전날 타결해 미리 발표한 사안이긴 하지만 이는 각국 정상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극적으로 타결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미국에 이어 중국, 일본과의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든든한 달러 `파이프 라인'을 구축함에 따라 그만큼 금융위기 재발의 위험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역내 상호자금 지원체제인 800억달러 규모의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 등에 대한 협력의지를 다시 한번 다진 것도 의미가 적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아시아 공동기금이 조기에 조성될 경우 아시아 역내 국가들의 금융위기 대응능력이 한층 제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3국간 공고한 협력체제는 국제사회의 당면 과제인 국제금융질서 개편 과정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영국.브라질과 함께 G20 재무장관회의 의장국단으로서 일본을 위시한 선진국과 중국을 대표로 하는 신흥국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해야 하는 입장이고, 중일 양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회담의 초점이 주로 금융위기에 맞춰 졌지만 3국간 북핵폐기 공조 노력을 다진 것도 유의미하다.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6자회담이 북핵검증서 마련 실패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함께 3국의 의지 여하에 따라 6자회담이 다시 동력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 대통령과 가진 양자회담에서 "조속히 각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이 만들어져 6자회담이 진전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3국 정상은 이밖에 `3국간 협력증진을 위한 행동계획'을 통해 각 부문의 협력과 함께 다양한 급의 대화채널을 가동키로 합의했다. 단순히 경제를 넘어 전방위로 협력을 확대하자는 취지에서다.

3국간 정상회담 정례화와 함께 3국 외교장관회의 및 차관보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키로 했고, 각종 협력사업의 추진 현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기 위한 사이버 사무국을 내년중 설치키로 했다.

또 한중일 과학기술장관회의 내년중 일본 개최, 제2차 한중일 물류장관회의 중국 개최, 제2차 보건장관회의 내년 중국 개최, 제2차 한중일 국책연구기관 포럼 내년 중국 개최 등을 확인하는 동시에 산업협력 증진을 위한 3국간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황사방지 공동연구 사업, 겨울철새 공동조사, 3국간 FTA(자유무역협정) 민간 공동연구 심화 및 투자협정 체결교섭 가속화 등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3국간 공조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북핵 문제와 CMI 다자화 공동기금 조성, FTA 등에 대한 3국간 이해관계가 다른데다 양자 관계가 특정 현안으로 틀어질 경우 3국 공조의 틀도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3국간에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큰 틀에서 협력을 해 나가기로 한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과 같은 위기 국면에서는 각 국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