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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5차 정상회담 관계정상화 여부 주목

입력 : 2008.12.13 12:35

금융위기·북한문제 집중…민감이슈 언급 자제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 간의 13일 후쿠오카(福岡) 정상회담은 정치적, 외교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중일 3자 정상회의 무대를 빌린 일종의 간이회담이지만 회담시간이 45분으로 그리 짧지 않은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공조 방안에서부터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양국간 `셔틀외교'가 중단된 이후 지난 10월24일 베이징(北京) 아셈회의때 첫 정상간 접촉이 이뤄진 데 이어 두 달도 못돼 두 정상이 다시 만남에 따라 이제 양국 관계가 서서히 정상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3일 페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을 포함하면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의 공식 만남은 이번이 세번째이다.

이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지난 7월9일 일본 도야코에서 열린 G8(선진 8개국) 확대정상회의 때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총 3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독도 파동이 터지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그러다 아소 총리 취임과 베이징 아셈 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은 3개월 보름 만에 처음으로 짧지만 의미있는 만남을 가졌다.

더욱이 이번 제5차 한일 정상회담은 독도 문제가 여전히 양국관계 개선의 중대 걸림돌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부분적으로나마 대화의 물꼬를 계속 이어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두 나라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지난 4월 합의한 양국간 성숙한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구축 합의에 따라 금융위기 대처 공조, 한일공동 이공계학부 유학생 파견사업 연장, 한일 관광취업사증제도(워킹 홀리데이) 상한선 및 양국 대학생 교류사업 확대 등을 통한 한일관계 발전을 다짐했다.

북핵 검증의정서 마련 실패로 위기에 처한 6자회담과 북핵 문제, 지역 및 국제사회에서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북핵 검증서 마련 실패로 6자회담이 좌초위기에 처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향후 긴밀한 공조노력을 다진 것은 6자회담의 동력을 살려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상생협력을 모토로 하는 우리나라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현황을 소개했고, 아소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다.

양 정상은 그러나 독도나 역사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서로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양국이 서로 공조하지 않으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만큼 두 나라 간 이견을 잠시 뒤로 미루고 공통의 관심사인 세계 금융위기 극복 해법을 놓고 머리를 맞댄 것이다.

이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왜곡 기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지만 독도 문제와는 별개로 대일관계의 큰 틀은 유지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대일외교 원칙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중앙은행이 정상회담 하루 전날인 12일 통화스와프 규모를 130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늘리기로 합의한 것이나 일본이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가능한 협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한일 정상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다시 정상간 대화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다는 지적이다. 경험칙상으로 볼 때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가 터질 경우 양국 관계는 언제든 다시 냉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독도 문제에 대해선 절대 양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한일관계 전체를 파탄시킬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양국이 경제.사회분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다 보면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이견을 점차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쿠오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