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직격탄을 맞으면서 러시아펀드가 8년 만에 또다시 최악의 펀드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러시아펀드 19개는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76.26%를 기록했으며, 5천828억 원의 평가손실을 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773개)의 평균 수익률인 -51.58%에 비해서도 초라한 성적표이다.
'JP모간러시아주식종류형자1A'펀드는 원금의 82%를 까먹었으며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주식형자1(CLASS-A)'펀드(-76.5%), '우리CS러시아익스플로러주식1ClassA1'펀드(-72.35%), '신한BNP봉쥬르러시아주식투자-자ClassA1'펀드(-69.37%) 등도 원금의 60~70% 이상의 손실을 냈다.
이와 관련,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999년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조정하고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내렸다.
S&P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석유수출국인 러시아 정부의 수입이 줄고 있으며, 외국 자본 유출로 루블화의 가치가 급락,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데다, 금융위기도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증시의 RTS지수는 5월 중순 사상 최고치인 2,498.10까지 치솟았다 9일 현재 641.92로 74%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러시아 경제와 증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러시아펀드도 단기에 수익률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국가 전반의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돼 증시가 반등 가능성보다는 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펀드의 굴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외환위기 때인 1996년과 1997년 국채 등에 투자하는 러시아펀드가 높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면서 인기를 끌었으나 선물환 계약과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깡통펀드'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1999년과 2000년 펀드 투자자들이 이례적으로 H사 등의 판매사가 러시아펀드를 판매하면서 투자신탁설명서를 교부하지 않았고 원금손실 위험과 투자 내역 등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손실의 50%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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