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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747 3대가 인천·김해공항에 발묶였던 이유는?

입력 : 2008.12.08 09:26|수정 : 2008.12.08 10:45

미국, 수출관리규정 위반 이유로 반출금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에 '블루스카이(BlueSky)'라는 낯선 이름의 외국 항공사 비행기 3대가 2년 가까이 방치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들 항공기에 대해 작업중지요청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8일 대한항공과 미국 상무부 홈페이지의 연방기록(Federal Register)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영국에 소재지를 두고 있는 발리(Balli) 그룹이 유지보수점검을 위해 대한항공에 자사의 보잉 747 항공기 3대를 맡겼다. 발리그룹은 소재지는 영국이지만 소유주는 아르메니아 재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측은 이들 항공기에 대한 본격 수리에 나섰으나 미국 상무부가 올해 3월께 갑자기 작업중지를 요청해왔다.

발리그룹이 대한항공에 유지보수점검을 위해 맡긴 3대의 항공기를 포함해, 미국의 보잉사로부터 구입한 보잉 747 항공기 6대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이란으로 재수출됐거나 재수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을 미국 정부가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미 상무부는 발리그룹이 항공사(Blue Airways)를 설립해 블루스카이 3대를 리스형태로 대여했지만 항공기의 실질적인 운영은 이란 항공사인 마한항공(Mahan Airways)이 해왔고 한국에 유지보수를 맡긴 3대도 추후 이런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미국 측은 발리그룹이 자회사에 대여한 3대의 항공기가 이란 상공의 항로를 운항하는 등 미국의 수출관리규정(EAR)을 위반하자 지난 3월 21일과 9월17일 두 차례에 걸쳐 모든 미국산 제품의 거래·수출·이용 등을 금지하는 1년간의 수출특허금지조치를 내렸고, 동시에 대한항공 측에도 작업중지요청은 물론 미 정부의 허가없는 항공기 반출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한국에 보내진 비행기들은 유지보수점검이 중단된 채 김해공항 대한항공 데크센터(1대)와 인천공항 정비고 인근 계류장(2대)에서 각각 2년 가까이 발이 묶였던 것.

미국의 EAR는 미국산(産) 기술이 10% 이상 사용된 제품의 테러지원국 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는 반출업체에 대해서는 대미수출 등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게 된다.

항공업계에서는 테러지원국인 이란이 미국의 보잉사나 프랑스의 에어버스사로부터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항공기의 도입이 힘들어지자 인접국인 아르메니아 소유의 발리그룹 등을 통해 항공기 도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제항공시장에서도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메커니즘을 피해 항공기를 도입해보려는 이란의 눈물겨운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EAR를 위반해 김해와 인천공항에 있는 블루스카이 소속의 항공기 3대는 최근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 항공기 리스업체인 지카스(Gecas)에 매각돼 대한항공의 마지막 점검을 거쳐 내년 초 미국으로 인도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