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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경기침체에 대한 분석적인 뉴스를 바란다

입력 : 2008.12.06 12:58|수정 : 2008.12.0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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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경제침체 상황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의 위기는 1997년의 외환위기와 어떻게 다른가, 우리 경제의 회복에 절대적인 변수가 될 중국경제는 연착륙할 것인가, 우리 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은 없는가, 그리고 소비자와 기업이 돈을 쓰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들 질문에 대해 SBS 뉴스는 어떤 대답을 내놓고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우선 1997년 IMF 사태와의 차이에 대한 SBS의 보도입니다. 지난 2일 SBS 8시뉴스는 '11년 전 외환위기와 오늘의 상황을 비교해 보고 현 상황의 타개책을 모색하는 연속보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연속보도 사흘째인 4일까지 뉴스에는 11년의 시차를 두고 벌어진 두 사태의 차이를 드러내는 내용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IMF 사태 재발 가능성을 짚어보고, 당시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었던 사람이 아직도 고생하고 있다는 사례들을 소개한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IMF 당시에 비해 이번에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기업 등의 재무 건전성이 초점이었지만, 이번에는 실물경제의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당시는 IMF 구제 금융으로 필요한 외화자금이 확보되었지만, 이번에는 외화자금 확보자체가 불안정하며, 이 때문에 한미 스왑은 물론 한일, 한중스왑 등 주요국들과의 통화맞교환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의 연착륙여부에 대해서도 SBS 뉴스는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뉴스가 보도한 것은 두 자리 수를 유지해 온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엔 8%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과 중국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서 800조 원이 넘는 거액을 오는 2010년까지 투입하기로 했다는 소식 정도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이 성장률 8%만 유지한다면 연착륙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우리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SBS 뉴스는 본격적인 분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11월 25일 뉴스가 내년말을 고비로 한국경제가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OECD와 IMF의 전망을, 그리고 28일 뉴스가 "앞으로 2-3년 간 그리고 길게는 5년 간 살아남기 경쟁, 서바이벌 게임이 되지 않겠느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망을 전한 것뿐입니다. IMF와 강 장관은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엇갈리는 전망을 하고 있지만, 뉴스는 이 두 전망을 연결하거나 비교하는 분석을 하지 않았습니다. SBS 뉴스는 경기부양을 위한 단호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IMF와 국내 경제연구소장들의 주문을 보도했습니다.

경기부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이들의 주문에는 내년 봄의 사회불안 위험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지난 1일 "내년 2월이 되면 대졸 실업자들이 쏟아지고, 3-4월이 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부도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로 인한 사회불안을 우려했다는 신문보도가 있었습니다. 장기침체 여부, 특히 내년 봄의 경제상황에 대한 뉴스의 분석적 전망이 필요합니다.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살려내기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SBS 뉴스는 방향의 제시보다는 상황을 따라가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11월 25일 SBS 뉴스는 소비심리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고소득층마저 지갑을 닫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 요즘 소비자들은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7일 뉴스는 위기를 만나면 목숨을 건다는 자세로 경제회생에 매진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전했지만, 이와 같은 대통령의 각오를 구체화 하는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경제상황에 대해 매일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에 대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이라는 주문과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단기적인 대책에 대한 지시를 빼면, 대부분 구체적인 정책이 아니라 위기타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거나 상황의 심각성에 대한 주의환기 정도였습니다.

11월 20일 SBS 뉴스는 우리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제 리더십 확보, 곧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뢰의 중요성은 이미 다들 공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신뢰를 얻을 수가 있는가에 대해 뉴스는 더 이상 추적하지 않습니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말이 아니라 정책으로 보여야 합니다. 대통령이 대출을 확대하라고 말한다고 하여 대출이 확대되지는 않습니다. 대출을 확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대대적으로 세금을 줄이는 대신 그 돈으로 신용보증기금을 확충하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언론은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은 언론 스스로 국민들의 신리를 잃고 있습니다. 그것은 정부가 쏟아내는 말들을 전달하는 것으로 그치고, 이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통이 공평하게 분담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언론이 추적하지 않으면 언론에 대한 불신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대학의 등록금 동결 소식은 이런 관점에서 크게 부각시킬만한 일입니다. 국회의 예산안 심의 보도도 여야 의원들이 싸우는 모습이 아니라 고소득층 위주의 감세냐, 부가가치세 경감이냐 하는 쟁점이 서민복지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분석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