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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힐-김계관 라인' 역사 속으로..

입력 : 2008.12.06 09:12

북핵 3년간 협상국면 지탱…힐 향후입지 관심


지난 3년 동안 북핵 협상을 지탱해온 두 주역의 운명적인 만남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4∼5일 진행된 북미 회동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는 어쩌면 마지막 양자회동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8일부터 시작하는 6자 수석대표회담을 통해서도 두사람은 만날 수 있지만 베이징이 아닌 공간에서 두 사람이 만나기는 앞으로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처음으로 국제적 관심사가 된 것은 2005년 7월9일 베이징에서였다. 당시 두사람은 2004년 6월 3차 6자회담이 열린 이후 13개월 동안 공전됐던 6자회담 재개를 전격적으로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2005년 7월에 열린 제4차 6자회담은 1단계와 2단계 회담으로 이어지더니 한반도 비핵화의 설계도로 평가되는 9.19공동성명을 출산했다.

그리고 두사람은 이후에도 'BDA(방코델타아시아) 사태'를 해결하고 비핵화 1단계 시공서를 만들기 위해 2007년 2월 베를린에서 다시 전격적인 회담을 가진 끝에 2.13합의도 이끌어냈고 같은 방식으로 2단계인 불능화에 관한 10.3합의도 도출했다.

그리고 지난 10월에는 힐 차관보가 평양으로 들어가 김 부상과 검증협상을 벌인 끝에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와 핵검증체계 합의를 만들어 냈다.

당시만해도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불능화 단계와 핵신고서 및 검증의정서 마련을 매듭짓고 미국의 새 행정부에 3단계 핵폐기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10월초 북.미가 합의했다던 검증방안을 놓고 미국은 '시료채취에 합의했다'고 하고 북한은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흔들렸다.

결국 싱가포르에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났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김계관 부상은 힐 차관보를 배려하려는 듯 "이번에는 크게 합의를 보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고 했다.

김 부상 뿐 아니라 북한의 수뇌부는 지난 3년간 미국내 강경파의 견제를 극복하고 어렵게 핵협상을 해온 힐 차관보에 상당한 우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반전의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불과 한달 가량 앞으로 다가온 부시 행정부의 임기를 생각하면 힐 차관보가 다시 현재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김계관 부상은 내년 1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북핵 협상의 전면에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상으로서는 90년대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담당특사와 짝을 이뤄 국제무대에서 'K-K 라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힐 차관보와는 '김-힐 라인'을 만든데 이어 앞으로 또다른 미국 파트너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싱가포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