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예산안 협상이 5일 내용상 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2중대' 발언이란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면서 합의문 서명까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 오전 여야 원내대표 회담에서 자유선진당이 한나라당의 `예산안 9일 처리' 입장에 가세한 것을 두고 민주당측이 "선진당은 한나라당 2중대"라고 발언한 게 발단이 됐다.
선진당이 대변인 브리핑과 본회의 의사진행발언 등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 상식에서 벗어난 망언"이라며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선진당 당직자와 당원 20여명은 이어 오후 7시 30분께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합의문 서명을 위해 모인 국회 운영위원장 접견실에 진을 치고 "민주당 해체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회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에 경위를 배치하기도 했다.
협상장 안에서도 `선진과 창조 모임' 수석 원내부대표인 선진당 김창수 의원이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국가예산을 다루냐"며 민주당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표현상의 문제는 좀 유감.."이라고 말했지만 김 의원이 "유감이라는 식으로 말하지 말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이 와중에 선진당 당직자들이 협상장 안으로 진입, "국회를 모독하는 민주당은 해체하라", "민주당은 김정일의 2중대냐"고 항의하는 등 소란이 이어졌다.
이어 옆 회의실로 자리를 옮기려던 원내대표단을 선진당 당직자들이 몸으로 막으면서 몸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소란 끝에 협상은 비공개로 전환됐지만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자 여야 원내대표들은 회담 시작 30분만인 8시10분께 7일 다시 만나자는 기약과 함께 `해산'을 선언했다.
그러나 선진당 당직자들이 계속 사과를 요구하며 막아서는 바람에 협상단은 1시간 가까이 회의실에 갇혔다. 선진당 당직자들은 9시10분께 "민주당이 다음 회담 전에 대변인 논평을 통해 공식 사과하기로 했다"는 권선택 원내대표의 전갈을 듣고서야 철수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2일 중재안'에 대해 "할 수는 있다고 보지만 최종 합의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공식 사과 여부와 관련, "유감의 뜻을 표시할 수 있는지 대변인과 상의해 보겠다"고 말해 선진당과 온도차를 보였다.
결국 여야가 합의를 해놓고 최종 서명을 하지 못한 촌극을 빚은 셈이다. 국회 주변에선 "우리 국회의 현주소"라는 말들이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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