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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병역기피'용 수술해준 의사 실형선고

입력 : 2008.12.04 13:24


병역기피 목적으로 고의로 어깨를 탈구시킨 축구선수에게 수술을 해주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준 의사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민기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형외과 의사 윤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윤씨는 모 의료원에서 근무할 당시 어깨 탈구 관절경 수술을 시행하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주는 과정에서 운동선수들이 병역 감면을 위해 이 수술을 받고 싶어하고, 이 경우 징병검사 규정상 공익근무에 해당하는 4급 또는 면제인 5급을 받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그가 병원을 개업한 뒤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해주지 않는 가벼운 탈구에도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없이 수술을 하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준다는 소문이 퍼져 전국 각지의 축구 선수가 몰려들었다.

그는 왼쪽 어깨를 고의로 탈구시킨 축구 지도자인 박모 씨에게 "축구하다 넘어졌는데 어깨가 조금 아프고 빠지는 느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엑스레이 촬영을 했으나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그의 팔을 잡아당겨 실제보다 부상이 과장되게 찍히도록 한 뒤 수술을 하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주기도 했다.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토대로 윤씨가 2006년 7월께부터 다음해 10월까지 45명에게 어깨 관절경 수술을 시행하고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등 선수들과 공모해 병역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윤씨는 "의사로서의 전문적 재량에 따라 수술했을 뿐 고의 탈구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으며 선수들이 수술 결과 병역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윤씨가 선수들이 부상의 경중이나 그에 맞는 치료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병역 감면을 위해 수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탈구 정도가 경미한 선수에게 수술을 해주고 진단서를 발급, 병역 면탈 행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판결했다.

또 "수술을 받고 병역을 기피해 기소된 대부분의 선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는 `재량'으로 포장된 윤씨의 범행이 이를 묵인했기 때문이기도 하다"며 "윤씨가 어깨 수술을 쉽게 해준다는 소문에 많은 선수가 어깨를 탈구시키기도 하는 등 병역기피를 조장할 가능성도 있어 책임을 엄히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