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금융위기 변수 예상못해 '대망신'
증권사들이 작년 이맘때 내놓은 올해 지수 전망치가 완전히 빗나간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은 지수저점 예상치가 실제 저점보다 2배나 높고, 오차도 최고 97%나 날 정도로 틀려도 너무 틀렸기 때문에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경제의 급락과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게 최대화근이었다며 지수를 전망할 때는 지수 자체보다는 큰 추세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증권사 지수전망 얼마나 빗나갔나 = 올해 들어 30일 현재까지 코스피지수의 장중 기준 최고가는 지난 5월19일 기록한 1,901.13, 최저가는 10월27일의 892.16이다.
반면 국내외 15개 주요 증권사들이 작년에 예측했던 올해 지수 최저점은 1,500, 최고점은 2,550이었다. 지수하단 평균은 1,753, 상단 평균은 2,220이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코스피지수 실제 저점과 증권사들이 작년에 전망했던 지수 하단 평균치간 오차는 96.52%에 달하고, 코스피지수 고점과 증권사들의 상단 평균간 오차는 16.78%였다.
증권사들이 예상했던 지수하단 평균은 실제 저점보다 2배 가량 높을 정도여서 `엉터리 전망'이라는 혹평까지 듣고 있다.
최고 고점 예상치가 2,550이지만 2,400 이상을 예측한 증권사가 7개사나 됐다. 이들 증권사의 전망치는 실제 고점과는 무려 600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셈이다.
◇ "中경제.美금융위기 예상못한 게 최대실책" = 작년에 지수전망을 내놨던 증시 전문가들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경기 급락과 미국발 금융위기 등을 예상하지 못해 지수전망이 빗나갔다고 설명했다.
한 증시전문가는 "주식이라는 게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면 평균적으로 기업실적증가율 등을 바탕으로 해 10∼20% 밴드 안에서 움직이는 건데, 올해처럼 중국경기 급락이나 미국의 금융위기 같은 예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예상밖 상황이 생기니까 편차가 심하게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조윤남 연구위원은 "작년에도 버블의 징후들은 분명히 있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예상치 못한 마켓 쇼크가 오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문화도 완전히 바뀌었다"며 "장기투자와 그에 따른 시장의 힘을 너무 믿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리스크에 대한 비중을 높게 못 본 게 실책"이라며 "중국경제나 달러강세, 자금흐름 등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언급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 현상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말했다.
◇ 내년 720∼1,600 예상…"지수보단 추세를 봐야" =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지수전망을 최저 720에서 최고 1,600선으로 낮춰 잡고 있다.
삼성증권이 720으로 예상 지수하단이 가장 낮고, 대신증권이 1,600으로 예상 지수상단이 가장 높다.
물론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 상으로 한화증권이 568, 신영증권이 510까지 지수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기는 했지만, 대체로 지난 10월 저점보다 지수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내년 지수 상단예상치도 올해 지수 하단예상치에도 못미칠 정도로 낮은 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루에도 100포인트 넘게 지수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상황에서 지수전망에 집착하기보다는 큰 추세에 대한 예측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작년에는 수년째 계속된 유동성 장세에 도취돼 추세마저 틀렸던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증권사들은 내년에도 추세적으로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수가 내년 1분기 내지 2분기에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해 3분기에 고점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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