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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형 부정부패 수사에는 흔히 '게이트'라는 언론의 표현과 표적수사라는 당사자 쪽의 반발이 따라 붙습니다. 농협이 지난 2006년 세종증권을 인수해 NH 투자증권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예외가 아닙니다. 검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인 정화삼 씨를 거쳐 친형인 노건평 씨 쪽으로 방향을 잡자 SBS 뉴스에서도 '측근게이트', '형님게이트', '표적수사'라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SBS 8시뉴스는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이전 정권에 대한 사정수사의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번 농협비리 수사를 이전 정권에 대한 사정수사로 보았다는 점과 이와 같은 사정수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이전 정권에 대한 사정수사라는 말은 이른바 '친노' 인사들이 주장하는 참여정부를 겨냥한 표적수사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사정수사가 더 없을 것이라는 말에는 참여정부 당시의 비리는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사정당국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분석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뉴스는 막연히 '검찰 안팎'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검찰 안팎'이라는 표현은 분석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매우 애매한 표현입니다.
참여정부를 겨냥한 표적수사이며, 국면전환을 노린 수사라는 친노 인사들의 반발을 보도한 것은 지난 25일 뉴스였습니다. 검찰이 흔히 벌이는 '기획 수사'에는 표적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표적이 비리의 유형이나 물의를 일으킨 사건일 수도 있고, 수사과정에서 인물 표적이 설정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검찰 수사가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방향으로 가는가, 아니면 의혹만 부풀리거나 표적이 된 인물의 '먼지 털기'로 빠지느냐 하는 것입니다. 뉴스에 따르면 정화삼 씨와 노건평 씨 사이의 부패의 연결고리는 아직 검찰이 확인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직은 뉴스가 '형님게이트'와 같은 표현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25일 SBS 뉴스에 따르면 '국면전환을 노린 수사'라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무슨 국면을 어떻게 전환하려고 하는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빠져나가고 싶은 가장 어려운 곤경은 경제위기 국면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제위기의 책임을 묻는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측근게이트'나 '형님게이트'로 국민의 시선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할 만큼 순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뉴스는 정치인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분석적으로 보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침체가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서민생활을 어떤 처지로 몰아넣고 있는가를 보도한 지난 주 SBS 뉴스는 양과 질의 면에서 매우 충실해졌습니다. 튼튼했던 회사마저 부도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중소 건설사들의 사정, 환율 쇼크 속에 납품단가 인하까지 요구받는 중소 하청업체들, 악화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고용조건, 사료 값 폭등으로 줄어드는 닭고기와 떨어지는 송아지 값, 백화점으로 확산되는 '의류 땡 처리', 고소득층까지 지갑을 열지 않아 더욱 위축되는 내수 경기, 고환율에 본국 송금까지 보류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 7년 만에 감소로 바뀐 실질임금, 내년 사업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의 딱한 사정들이 SBS 뉴스를 통해 전해졌습니다. SBS 뉴스는 경기침체의 부담이 대기업으로부터 중소 하청기업으로, 고소득층으로부터 저소득 서민들에게로 전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저소득 서민, 특히 비정규직, 그중에서도 일용직 노동자들이 가장 큰 어려움에 빠지고 있음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와 연관되는 사건들이 일어날만한 사회적 조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 뉴스였습니다.
북한이 개성관광과 남북 간 철도운행을 전면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지난 24일 SBS 뉴스는 이대로 벼랑 끝 대치상태로 치달을지, 아니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 남북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중대 기로에 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식의 주관적인 표현을 쓰기 이전에 전망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들을 충분히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적 영향력이 큰 기독교계의 움직임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내다보는데 큰 참고가 됩니다. 조용기 목사와 박종화 목사 등 보수와 진보 권을 아우르는 기독교계 지도자 100여 명이 최근 계속되는 남북관계의 경색을 우려한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정부는 이전 정권의 대북정책에 대한 차별화에 집착해, 북한에 끌려 다니지 않고 퍼주지 않겠다는 원칙만을 고수하지 말고, 균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주력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SBS 뉴스는 이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24일 뉴스는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 간의 신뢰회복을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북한을 대하면 남북 간에도 신뢰관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날 SBS 뉴스는 북한이 개성관광 등을 중단한 강수를 둔 것이 현 정부에게 대북정책의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6.15, 10.4 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통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라는 것이라고 뉴스는 설명했습니다. 대북정책의 전환이라는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을 보이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이 대통령에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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