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민사12부(부장판사 김천수)는 28일 식물인간 상태인 어머니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해달라며 김모(76)씨의 자녀들이 낸 소송에서 김씨로부터 호흡기를 제거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적극적 안락사를 비롯해 말기 환자에 대한 치료중단 행위를 일반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존엄사를 인정한 국내 첫 판결이 나왔다는 점에서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재판부는 "김씨가 다시 의식을 회복하고 인공호흡기 등의 도움없이 생존 가능한 상태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보인다"며 "인공호흡기 치료행위는 상태 회복 및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치료로서 의학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김씨가 평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왔다는 점 등을 들어 현재 자신의 의견을 펼칠 수 있는 상태라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주장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모든 유형의 치료중단에 관해 다룬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회복가능성이 없어 치료가 의학적으로 무의미하고 환자의 치료중단 의사가 추정되는 경우에 국한해서만 개인의 자기결정권에 따른 인공호흡기 제거 요구에 의사가 응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찬반 논란과 함께 치열한 신학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씨의 자녀들은 서울의 한 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가 출혈로 인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어머니에 대해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중단해달라며 지난 2월 소송을 제기했다.
어제 마지막 개성관광-경의선 열차 중단
북한 군부가 개성과 금강산으로 가는 육로를 다음 달부터 엄격히 제한, 차단키로 함에 따라 28일 개성관광과 경의선 열차 통행이 중단되고 경제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가 폐쇄됐다.
지난해 12월 5일 시작된 개성관광은 28일 210명의 관광을 끝으로 무기한 중단됐다. 이날까지 모두 11만1770명이 개성을 관광했다.
마지막 관광객들은 오전 9시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통해 개성으로 출경했다가 오후 5시 귀환했다고 현대아산이 밝혔다.
현대아산은 이날 개성관광을 안내하는 관광조장과 버스 운전사를 철수시켰으며, 개성에는 상주직원 4명 중 1명만 남기고 3명을 귀환시켰다.
지난해 12월 11일 첫 운행을 시작한 문산∼봉동 경의선 열차 운행도 이날 222회 째 운행을 마지막으로 무기한 중단됐다.
북한은 당초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인력 50%의 철수를 요구했으나 체류증 소지자 53명 중 16명만 철수하고 37명은 남을 수 있게 됐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노건평씨 "내달 2일 검찰 나가겠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66)씨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어제 출석 의사를 타진했고, 노씨가 다음달 2일에 오겠다고 했다"며 "곧 출석 일자를 정해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인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006년 농협의 자회사 '휴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정대근(64·구속 수감) 당시 농협 회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세청의 계좌 추적 과정에서 박 회장이 2006년 1월 정 전 회장에게 차명으로 20억원을 전달했다가 9월에 돌려받았으며, 지난해 7월 20억원을 또다시 보냈다가 올해 7월 돌려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태광실업은 2006년 5월 휴켐스 지분 46%를 1777억원에 인수하기로 농협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다음 달 본계약에서는 322억원이 줄어든 1455억원에 인수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 정화삼(61·구속)씨가 세종증권 매각을 알선하고 받은 30억원을 관리한 전 청와대 행정관 이모(33)씨를 다시 소환했다.
국제중 추천서 집단거부 반발
서울지역 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 129명이 28일 "대원·영훈 국제중에 대한 추천서 작성 등 입시업무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해 국제중 전형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합동으로 대원중 강당에서 진행한 '서울 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 설명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국제중 측이 4등급으로 나눈 성적을 추천서에 기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없는 사실을 교사들더러 소설 쓰듯이 지어내란 말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설명회에는 400여명의 교사가 참석했으며 서명에는 129명이 참여했다.
한 교사는 "소속 학교를 가리지 않고 설명회에 참석한 초등교사들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며 "국제중 측이 해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시작전실 같은 기구 꾸려야"
외환위기 때 '해결사'로 활약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28일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원장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강연회에서 침묵을 깨고 훈수를 내놨다.
첫손으로 꼽은 대응책은 '단호한 대처'다.
그는 "작은 희생은 감수하고, 웬만한 걸림돌과 반대는 무릅쓰는 정책 당국의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논란이나 명분이 부족하다고 해서 시간을 끌다 보면 사태는 악화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은 하나씩이 아니라 패키지(종합대책)로 내놓아야 한다. 앞으로 두세 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리는 "워룸(war room·전시작전실) 같은 통합 대책기구를 만들라"고 제안했다.
정부의 위기 대응에 대한 쓴소리도 있었다. 그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엇박자, 위기 상황인데도 독립성에 집착해 늑장 대응하는 한은, 자기 부처부터 챙기는 관행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총리는 "위기에는 위기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기동성과 집중력이 뛰어난 소수 정예의 몽고 기병대와 이를 이끈 칭기즈칸의 리더십이 다시 한 번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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