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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적 생명연장'이면 존엄사 수용할 수도"

입력 : 2008.11.28 13:18|수정 : 2008.11.28 16:03

천주교 생명윤리위 "좀더 파악해 입장 정할터"


천주교계는 28일 법원의 존엄사 인정 판결에 대해 소송의 배경과 원고의 상황 등을 자세히 파악해 태도를 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 속에 인간 생명을 '집착적으로 연명하는' 경우라면 존엄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의 이동익 총무 신부(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은 "아직 판결의 세세한 부분을 파악하지 못했고, 존엄사를 인정해 달라고 한 가족의 상황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라 내용을 들여다봐야겠다"면서 "상황을 파악한 후 가톨릭의 견해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부는 그러나 "현실에서는 환자의 고통을 무시하고,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죽음의 시간만을 연장하고자 하는 '집착적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가톨릭 교회의 여러 문헌에는 '집착적 행위'라면 (생명을) 포기하는 게 오히려 윤리적일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신부는 "환자의 소생 가능성이나 (호흡의) 자연적 회복 가능성이 있다면 당연히 산소 호흡기 등 생명 연장 장치를 제거해서는 안 된다"며 "존엄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을 엄격히 구분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윤리분야 전문가인 진교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비슷한 사례가 생길 때마다 신중하고 꼼꼼히 살펴봐야 하며, 이번 1심 판결을 일반화해서 유사한 사례에 일률적이고 도식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 명예교수는 "죽음에는 시대에 따라 나름대로 문화적, 사회적 정서가 있는 만큼 해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해서도 안 된다"며 "앞으로 나타날 비슷한 사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신교와 불교 쪽에서는 내부에서 입장이 갈려 있다.

개신교 보수 교단 측은 생명 연장 장치 제거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장기기증 운동을 펴는 교단에서는 존엄사를 옹호하고 있다. 불교계 역시 어느 한 쪽을 편들지 않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