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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 독점 헌법불합치 결정 후폭풍 부나?

입력 : 2008.11.27 18:07|수정 : 2008.11.27 18:09

경쟁체제 도입 논의 탄력…반발도 거셀 듯


헌법재판소가 26일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가 방송광고 판매대행을 독점하는 것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국내 방송광고 시장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1981년 설립된 코바코가 27년 동안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판매대행을 독점해온 국내 방송광고 시장에 시장원리가 스며들면서 방송계 판도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여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방송광고시장에서의 경쟁체제 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방송광고 취약매체는 물론 야당과 일부 현업 언론단체들이 공공성과 여론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둘러싼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방송광고 경쟁체제 도입 급물살 = 정부가 최근 3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라 방송광고 대행 시장을 경쟁체제로 전환키로 한 가운데 나온 이번 헌재 판결은 정부의 정책 추진에 법적 정당성을 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여당과 정부는 코바코가 지난 81년부터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를 독점함으로써 요금통제로 인해 방송광고 가치가 저평가되고 군소방송사 광고 끼워팔기가 이뤄지는 등 시장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시각을 견지해왔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유관 정부 부처와 여당은 최근 내년 말까지 민영 미디어렙 정책방안을 마련하되, 먼저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취약 매체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헌재가 내년 12월까지 방송광고판매 대행을 코바코와 코바코가 출자한 회사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방송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한 것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한' 셈이다.

◇ 지역·종교 방송 반발 = 민영 미디어렙 설립은 그간 코바코를 거쳐 배분되던 방송광고가 시장경쟁 체제로 전환돼 방송사별로 광고를 수주하는 체제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미디어렙 경쟁체제를 도입할 경우 코바코의 연계판매 중단으로 인해 광고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는 지역 및 종교 방송 등은 극력 반발했다.

19개 지역 MBC와 9개 지역 민영방송으로 구성된 한국지역방송협회는 코바코가 담당하는 지상파 방송의 광고시장 규모가 전체 방송광고 시장의 30% 이하로 추락한 데다 지상파, 특히 지역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이 날로 위협받는 상황에서 헌재가 이를 지탱해주는 순기능을 단순한 시장적 논리로 재단한 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현 지역MBC정책연합 정책기획팀장은 "공익과 공공성을 소재로 한 지역방송의 프로그램들은 시청자들의 가치관과 의식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방송이 무료로 보편적 방송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향후 국회가 해당 법 조항을 개정하거나 대체 입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헌재의 결정 내용은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 방송구도 개편 수면으로 부상하나 = 방송계 일각에서는 헌재의 결정 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판결은 민영 방송광고판매대행사인 T사가 2006년 3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여당과 정부가 민영 미디어렙 도입 논의에 군불을 때기 시작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지역 MBC 19개사와 지역민방 9개사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지역방송협의회는 헌재 판결이 나기 전에 발표한 성명에서 "2006년 3월에 제기된 헌법 소원에 대해 2년여 동안 잠잠하다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코바코 체제가 거론된 시점에 즈음해서 헌재가 판결을 내리려 하는 것은 그저 오비이락(烏飛梨落)일 뿐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코바코 독점체제인 방송광고대행 시장이 경쟁체제로 재편되면 현재의 '다공영 1민영' 체제의 방송시장을 '1공영 다민영' 체제로 바꾸는 방송개편 논의도 수면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자구노력을 전제로 한 공영방송 수신료 인상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방송사를 상대로 민영 미디어렙을 통해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내년까지 마련된다는 것은 곧 방송구도 재편의 중대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