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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엄마'만 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입력 : 2008.11.25 14:18

셰리 블레어 여사 "뒷자리에 머물러라" 조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오바마 당선인의 아내이자 성공한 전문직 여성이었던 미셸 오바마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변호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이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아내인 셰리 블레어 여사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미셸 오바마에게 보내는 나의 충고: 뒷자리에서 만족하는 법을 배울 것"이라는 제호의 기고문을 발표해 공개적인 조언을 건넸다.

셰리는 역시 변호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미셸에게 "공개 석상뿐 아니라 사생활에서도 뒷자리를 차지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며 "남편이 저녁식사에 늦거나 주말 계획이 틀어져도 '더 중요한 일이 있겠거니'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블레어 전 총리의 재임 기간에도 여전히 변호사로 일했던 셰리는 "남녀 평등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치 지도자와 결혼한 우리같은 여성이 야심을 접고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은 일종의 모순"이라고 털어놓았다.

셰리는 그러나 "나는 최소한 직업이라도 유지했지만 미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예비 영부인 미셸의 기로를 둘러싼 논쟁에 기름을 부었다.

미셸은 힐러리 클린턴에 이어 백악관 입성 직전까지 활발하게 사회 생활을 했던 2번째 영부인으로 시카고대학 병원의 부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연간 3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으나 오바마 당선인의 선거 운동에 본격 동참하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엄마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미셸의 발언에 온라인잡지 '살롱'의 논객인 레베카 트라이스터는 "미셸이 매우 성공적이고 독립적이었던 정체성의 상실에 어떻게 적응할 지에 대해서는 왜 아무도 관심이 없나"라며 '미셸 오바마의 엄마화'를 비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 여성은 삶의 주기에 맞춰 행보를 변경할 권리와 기회가 있다며 미셸과 같이 고등 교육을 받은 전문직 여성이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잠시 사회 생활을 접기로 결정한 것이 왜 희생으로 간주되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아메리칸대학 여성정치연구소의 카렌 오코너 이사는 "솔직히 오바마가 한번이나 두번의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날 무렵이면 미셸은 미국내 어느 법률사무소에도 공동운영자로 취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편을 따라 직업을 포기해야 하는 여느 여성들과 달리 미셸의 선택은 일종의 투자"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셸은 지난 2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동료들과 일이 그립다"고 말했으나 "내가 원하는 일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의 직업관이기 때문에 다시 예전의 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다른 일을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영부인 신분으로 가수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아내 카를라 브루니 사르코지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나를 오해할까봐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현대 여성에게는 직업을 갖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를라는 미셸이 "위대하고 강인하며 지적인 여성"이지만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했던 다른 영부인들과 마찬가지로 올바른 균형을 찾기 위해 난관을 겪었으리라 추정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