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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수술한 사람만 성전환 허용은 인권침해"

입력 : 2008.11.17 16:35|수정 : 2008.11.17 16:36

인권위, '성전환자 성별정정 지침' 개정·특별법 마련 권고


성전환자가 성별을 바꾸기 위해서는 `성기수술' 등이 필요하다고 규정한 대법원 관련 지침이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17일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요건으로 `성기수술' 등을 규정한 대법원의 `성전환자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이하 대법원 지침)에 대해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며 개정 내지 폐지를 권고했다.

인권위는 "성전환자 중 절반 정도는 70만원 이하의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어 최소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원 이상에 이르는 성기수술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성기수술을 성별정정 요건으로 삼은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가 2006년 관련 전문가들에 의뢰해 성전환자 인권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대상 성전환자들의 평균 부채는 대략 4천만 원에 육박했으며, 조사대상자 중 79.2%는 수술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비용 문제로 수술을 주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또 `만 20세 이상일 것', `혼인하지 않았을 것', `자녀가 없을 것', `병역의무를 이행하였거나 면제받았을 것' 등의 나머지 8개 조항에 대해서도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개정 내지 폐지를 권고하고 `비밀누설 금지' 조항을 신설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인권위는 특히 "성전환자들의 성별 변경에 대한 내용은 `대법원 지침'이 아닌 국회 입법으로 규율해야 할 사항"이라며 관련 특별법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을 국회의장에게 별도 권고했다.

대법원은 성전환자들의 성별정정 신청사건에 대한 하급심 판결이 들쭉날쭉하다는 지적이 일자 2006년9월 `외과수술(성기수술)을 할 것' 등 9가지 성별정정 조건을 담은 대법원 지침을 처음으로 마련한 바 있다.

성전환자들은 그러나 "관련 지침이 성전환자들의 성별정정 권리를 크게 제약하고 있다"며 같은 해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