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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법정 시한내 처리 사실상 무산

입력 : 2008.11.16 14:46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이례적으로 수정예산안까지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지만 18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역시 법정 시한 내 예산안 처리는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헌법 54조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과 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국회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 예결특위는 올해의 경우 시한 내 처리가 어렵다고 보고 시한을 일주일 가량 넘긴 12월8일 의결을 목표로 세웠다.

현재 예결위는 19~21일 종합정책 질의, 25~30일 부별 심사 활동을 벌이고, 27일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 12월8일까지 심사활동을 진행한 뒤 이날 전체회의에서 의결한다는 일정표를 마련한 상태다.

이한구 예결특위 위원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은 일정상 불가능하다"며 "일단 12월8일까지만 처리돼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산안 심사가 늦어진 것은 무엇보다 국회 원구성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통상 9월 정기국회가 개회되면 국정감사를 먼저 실시한 뒤 법안 및 예산심사에 들어가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파문으로 인해 국회 임기개시 82일째인 8월20일에야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준비기간을 감안해 10월6일에야 시작됐고, 예산안 심사일정도 자동으로 순연될 수밖에 없었다.

예결특위가 1차 목표로 정한 12월8일 처리 전망도 밝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첫 예산안이 세입.세출 모두 문제점이 많아 심의 과정에서 철저히 따지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2월31일까지 갈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감세법안을 `부자감세'라고 규정하고 총력을 다해 막아내겠다는 입장이어서 국회 기획재정위의 세법 심사가 끝나야 예결특위도 제대로 가동될 수 있다는 이중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 이래 작년까지 17년 동안 법정 시한을 지켜 예산안이 처리된 경우는 6차례에 불과하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1992년, 1997년, 2002년에는 선거운동의 필요성 때문에 11월중 처리됐고, 나머지 3차례는 법정 시한 마지막날에 턱걸이로 처리됐다.

특히 2000년 이후에는 매년 정기국회 회기 내에 `숙제'를 끝내지 못한 채 임시국회를 열어 지각처리하는 일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2004년에는 12월31일 밤 12시가 거의 다 돼서야 처리됐고, 2005년에는 제1야당의 불참 속에 예산안이 통과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선이 있었던 작년의 경우 회기 내 처리를 주장하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대선 이후 처리를 요구한 한나라당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12월28일에야 처리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