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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헌재 접촉' 발언 논란 관련 뉴스

입력 : 2008.11.1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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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정부가 도입하고, 강남 주민들이 위헌법률 심판을 제청 했으며, 합헌이라는 정부의 공식입장과는 달리 주무장관은 위헌이라고 공공연히 밝혔던 종합부동산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종부세의 일부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6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와 접촉했다"면서 일부 조항의 위헌판결을 예측하여 파장을 일으켰는데, 13일 나온 헌재의 결정은 장관이 예측한 그대로였습니다.

강 장관이 문제의 발언을 한 지난 6일 SBS 8시뉴스에 따르면 야당 의원들이 헌재의 독립성 침해라며 정부와 헌재의 접촉을 비판한 것에 대해 그는 일부조항이 위헌 판결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은 재정부 관리들이 헌재의 재판연구관을 만나 종부세에 대한 정부의 의견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들은 말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을 때도 "청와대에서 재판연구관한테 가서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 여당은 강 장관의 발언을 '단순한 실언'이라고 정리하고, 헌재 심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맞받았습니다. 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하여 정부와 한나라당은 그가 흡사 헌재에 무슨 압력을 넣은 것 같은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발언을 했지만, 그것은 표현의 잘못일 뿐이고, 사실은 헌재에 대해 공무원이 경위를 설명했던 것이며, 이런 일은 전에도 관행적으로 있었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했다는 것이 SBS 뉴스의 보도였습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의 주장은 적어도 두 가지 중요한 대목에서 근거가 부실합니다. 하나는 노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청와대 인사도 재판연구관과 접촉하여 설명했다는 대목입니다. 법률가들은 심판 당사자의 헌재에 대한 설명은 직접 대면하여 하지 않고 문서로 하는 것이며, 만일 직접 접촉이 있었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탄핵심판 당시 청와대가 헌재에 직접 설명했다는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은 언론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2004년 3월 23일 SBS 8시뉴스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의 대리인단, 곧 청와대는 '직접 설명'이 아니라 '답변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단순히 헌재에 대해 공무원이 경위를 '설명'했을 뿐이라면, 그 공무원이 무슨 근거로 심판결과에 대해 예측을 할 수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뉴스는 탄핵심판 당시 청와대가 헌재와 직접 접촉했다는 주장과 재정부 관료의 헌재 접촉은 '논의' 또는 '정보교환'이 아니고 일방적인 설명을 하는 자리였다는 주장을 그대로 넘기지 말고 추적 보도를 했어야 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강 장관의 발언을 '실언'으로 규정하고, '말'의 문제에다 초점을 맞췄지만, 정작 초점은 말이 아니라 정부인사가 헌재를 접촉했다는 '행위'에 있는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근거 없는 주장들을 늘어놓으면서 쟁점을 왜곡해도 언론이 이를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는 일이 되풀이되면, 건강한 청치토론이 뿌리내릴 수가 없고, 결국 유권자들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게 됩니다.

지난 8일 SBS 뉴스는 서울 마포구의 한 비례대표 의원 집에 도둑이 들어 억대가 넘는 금품을 털어간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가족들의 신고로 도둑맞은 금품 목록까지 파악하고 있는데, 집 주인인 모 의원은 개 짖는 소리에 놀라서 가족들이 신고한 것일 뿐, 도둑이 든 적은 없다고 주장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뉴스는 도난품으로 신고된 물품 가운데 귀금속 등은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에 없는 것들이라고 밝혔습니다. 도난 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도덕성이 상처를 입거나, 재산신고와 관련한 법률위반 논란이 제기되는 경우를 피하자는 해당의원의 걱정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해당의원 한 명의 돌출적인 경우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부유층의 일반적인 행태일 것이라는 점에서 추적취재가 필요합니다. 또한 뉴스는 피해자의 신원을 '모 정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이라고만 밝혔는데, 공직자의 경우 실명을 밝히는 것이 원칙입니다. 뉴스가 한나라당 소속이라는 사실조차 밝히지 않고 '모 정당 소속'이라고 얼버무린 것은 지나친 조심성이었습니다. 

SBS 뉴스에 따르면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논의는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비준동의안 처리 논의에 대해 뉴스는 지난 10일에는 격돌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으며, 11일에는 한나라당이 갑자기 한 발 물러섰지만, 여야가 극적인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그러나 12일에는 한나라당이 비준동의안의 연내 처리방침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망이 이와 같이 매일 달라지는 것은 뉴스가 심층 분석보다는 현상의 보도에 치우쳐 논의과정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 여야 협상은 쌍방이 표현하는 격한 주장들과 물밑에서 흐르는 타협의 기운이 혼합되어 나타나는 수가 많습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벌써부터 제기된 신중론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럴 때 언론은 표면에 드러나는 양상과 함께 보이지 않는 흐름까지 볼 수 있어야 안정적인 전망이 가능합니다.

한미 FTA의 국회 비준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은 FTA의 내용이 아니라 전략적인 측면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미국에서 재협상론이 대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비준을 해야 한다거나 미국이 재협상 요구를 해올 때를 대비하여 비준을 미루고 있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비준과정에서 해야 할 진짜 중요한 논의는 FTA의 내용에 치명적인 불이익이 없는가를 재검토하는 일입니다. 언론은 정치권의 논쟁을 이런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