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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을 괴롭힌 미국 대통령들…오바마는?

입력 : 2008.11.15 08:43


시커먼 안경에 무전기를 낀 채 얼굴을 찡그리고 다니는 사람이 하루종일 뒤쫓아 다닌다면 어떤 기분일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부인 미셸, 두딸인 말리아와 사샤 등 일가는 개인적인 선호 여부를 떠나 24시간 비밀 경호 요원들의 보호를 받아야 할 운명이다.

경호원들이 부르는 이들의 암호명은 변절자(오바마.Renegade), 르네상스(미셸 오바마), 광채(말리아.Radiance), 장미꽃봉오리(사샤.Rosebud) 등이다.

14일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오바마 일가는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된 지난해 5월부터 비밀 경호 부대의 엄중한 보호를 받으며 나름대로 `감시' 적응 기간을 거쳐 왔다.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에 대한 테러 위협 가능성을 우려한 때문이고 실제 오바마에 대한 암살 음모가 적발되기도 했다.

오바마 일가만이 비밀 경호를 받는 것은 아니어서 9.11 테러 이후 내각과 의회 지도급 인사, 중요 보좌관 등을 포함해 미국에서 특별 경호 대상 명단에 오른 인사는 4만명에 이른다.

`제임스 본드' 영화 장면이 부럽지 않을 만큼 이들이 가는 곳마다 도청 장비 여부에 대한 사전 검색, 음식 독극물 테스트, 박테리아 감염을 우려한 공기질 검사 등 철저한 예방 조치가 진행된다.

경호원들은 이들의 대화 내용이나 행위가 외부에 새나가지 않도록 암호화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경호가 아무리 완벽하게 진행된다 해도 정작 대통령 등 당사자들이 받아들이는 양태는 천차만별이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조지 H.W 부시 전대통령, 조지 W. 부시 대통령 등은 경호원들에 상당히 협조적이었던 반면 빌 클린턴,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을 애먹였던 인사로 알려졌다.

경호원들은 대통령 및 그 가족들과 24시간 살아가면서 겪어야 할 일들을 이미 예상하고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게 되는데, 과거 경호원 출신 인사들의 경험을 담은 책들이 `교훈'으로 전해진다.

예기치 못한 일들에 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딸 에이미는 애견동물 쇼 에 갔다가 거구의 코끼리가 달려드는 위기일발의 사고를 당할 뻔했다.

행사장 울타리는 박살나고 관객들은 놀라 달아나는 소동이 빚어졌으나 경호원들이 극적으로 에이미를 안고 달아나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지미 카터는 경호원들에게 심부름 시키는 게 버릇이어서 경호원들이 난감해 한 경우가 많았고 결국 버릇을 고치긴 했지만 심지어 아기를 돌보거나 브리지 게임을 하고 놀아줘야만 했다.

존 F. 케네디의 부인 재클린은 반대의 경우로 케네디 사망 이후 계속 경호를 받으면서도 가능한 한 경호원들이 아이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주의를 주면서 잔심부름 같은 건 요구하지도 않았다.

리처드 닉슨 전대통령은 백악관이 아닌 개인 주택 3곳과 친구들의 집을 리모델링 해주는 `경호 서비스'를 받으며 예산 1천만 달러를 쓴 사실이 알려져 의회와 언론 등의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과 가족들은 화장실에서도 경호를 받아야 하는 현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로 린든 존슨 전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존슨이 볼일을 보기 위해 한번은 길가에 차를 세웠고 경호원들이 곧바로 존슨 주변을 둘러싼 상황에서 갑자기 바람이 불어 오줌이 경호원의 다리를 적시게 됐다.

경호원이 "각하, 내 다리에 오줌을 누고 계십니다"라고 일러주자 존슨은 "알고 있어, 그게 내 특권이야"라고 말했다.

다소 거만하지만 `보통사람'으로 살기를 원했던 해리 트루먼은 신문을 사거나 가까운 은행에 예금을 하러 가면서 산보하길 즐겼지만 시민들의 주목을 받기 마련이었다.

트루먼이 길을 건널 즈음 경호원들이 전방향 신호등을 모두 정지시키자 트루먼은 산보를 망쳤다고 경호원들을 나무랐다.

특히 대통령의 자녀 중 경호원들을 난감하게 만드는 애들이 많았는데 트리시아 닉슨은 경호원들에게 손발을 씻겨달라고 요구했고 루시 존슨은 경호원들 차량을 따돌리고 달아나는 사고를 자주 쳤다.

힐러리 클린턴은 완강히 부인했지만 빌 클린턴 정부 출범 초기에 힐러리는 경호원들에게 욕하고 램프 등 물건까지 집어던지는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힐러리는 경호원들이 이같은 소문을 퍼뜨려 대통령과 영부인, 경호원 간에 긴장 관계를 조성하지 않을까 매우 걱정했다고 힐러리 측근들이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