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주택가 주차 시비가 살인을 불렀습니다. 남의 건물 주차장에 장기간 차를 대고도 사과도 하지 않았던 차주 부부에게 건물 입주자가 흉기를 휘둘러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최고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 대조동의 한 다세대 주택입니다.
여덟 가구가 한대씩 차를 갖고 있지만, 지하주차장엔 여섯대 밖에 세울 공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근처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던 44살 박 모 씨 부부가 한 달 전부터 이곳에 차를 대기 시작했습니다.
입주자들이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박 씨 부부는 듣지 않았습니다.
[이웃주민 : 공간이 이렇게 좁게 있는데, 누가 오면 나가지도 못하게 차를 대놓고, 오죽하면 쇠사슬로 잠가놓아도 이걸 풀고 나갈 정도니까….]
평소에 이를 못마땅하게 여겨오던 47살 임 모 씨가 어제(11일) 저녁 자신의 차를 박씨의 차 바로 앞에 세웠습니다.
잠시 뒤 퇴근하게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주차장에 내려간 임 씨와 박 씨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잠시 주차한 것뿐인데 심하지 않냐"는 말에 임 씨는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휘둘렀습니다.
박 씨 부부는 결국 모두 숨졌습니다.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한 임 씨는 박 씨 부부가 사과하지 않아 홧김에 범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임 모 씨/피의자 : 그분들이 너무 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유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미안하다' 사과 한마디만 했으면 끝나는 건데…]
경찰은 오늘 피의자 임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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